[인터뷰] ‘오마비’ 성훈 “‘수영선수’ 이미지, 연기력으로 바꿀 것”

입력 2016-01-09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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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예체능’ ‘수영’ ‘복근’ ‘몸매’... 배우 성훈(34)을 따라 다니는 단어들이다.

SBS 드라마 ‘신기생뎐’(2011)으로 데뷔한 성훈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시절까지 수영선수로 활동했다. 부상당한 후 연기자로 진로를 바꿨고 운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미지를 지니게 됐다.

8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 이후에도 노출이 필요한 화보 촬영이 예정돼 있던 그는 체중 감량에 한창이었다. 성훈은 “내 팔자라고 생각한다”며 '선수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를 언급했다.

“2015년을 돌이켜보면 일 년 내내 벗은 거 같아요. KBS2 ‘우리 동네 예체능’, 웹드라마 ‘고결한 그대’, KBS2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까지 노출의 해였죠. (웃음)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대한 걱정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배우잖아요. 굳어진 이미지를 연기로 날려버릴 수 있는 직업이죠. 차근차근 연기로 보여드리면 된다고 봅니다. 언제든 준비 돼 있어요.”

성훈은 수영을 그만두고 95kg까지 살 찐 적이 있었다. 배우로의 전향을 결심하면서 20kg을 감량해 연기 활동을 본격화했다.

“서른 살에 데뷔했어요. 늦깎이 배우죠.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는데 운 좋게 바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외동아들이지만 부모님은 저를 방목해서 키우셨어요. 부모님이 처음에는 (연기자가 된다고 하니까) 반신반의하셨죠.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그냥 연기가 하고 싶어서 배우가 됐습니다.”


현실과 타협해 살아가는 사람이 대다수지만 성훈은 불확실한 미래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취직해서 월급 받아서 살면 생계는 유지할 거다. 하지만 내 성격상 사무직이 적성에 맞지 않을 거 같았다. 굶더라도 하고 싶은 걸 선택했다”며 추진력 강한 면모를 나타냈다. 상남자일 것 같지만, 그는 지인들에게 초딩(초등학생)으로 불린다.

“기본적으로 말이 많지 않아요. 혼자 생각하는 편이죠. 그렇다고 완전 마초남도 아니고요. 경상도 출신이다 보니까 상남자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친한 사람들한테는 장난을 너무 많이 걸어서 초딩이라고 불려요. 이런 제 성격과 배우라는 직업이 잘 맞더라고요. 근데 연예인으로서는 (잘 맞는지) 모르겠어요. 연예인은 항상 조심해야하고 말도 가려서 해야 하잖아요. 저는 솔직한 걸 좋아하죠. 그래서 말실수도 하는 편이에요. 연예인으로 불리기에는 갈 길이 멀어요. 연예인이 되기 위해 몸에 안 맞더라도 맞추려고 노력 중이에요.”


데뷔 초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은 성훈은 배우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의심한 적도 있었다. 그는 힘들었던 시절 우연히 읽은 글로 마음을 다시 잡았다.

“3년 정도 힘들었어요. 제가 소질 없는 거 같아서 ‘그만 둬야하나’ 싶었죠. 그때 우연히 접한 글이 있는데요. ‘천재가 아닌 일반인들이 입문한 어떤 업계에서 자리 잡으려면 평균 5~7년이 걸린다’라는 말이었어요. 힘들었던 시기에 그 글을 보고 결심했죠. 늦어도 7년은 해보자! 버티고 버티다가 만난 작품이 웹드라마 ‘6인실’이었어요.”

성훈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 ‘6인실’은 산재사고를 당한 민수가 여성 병동에 입원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낸 감성 스릴러다. 성훈은 민수로 분해 ‘연기의 재미’를 맛봤다. 연기 열정을 보여주듯 그는 ‘오 마이 비너스’ (1월5일 종영) 이후 바로 KBS2 새 주말극 ‘아이가 다섯’에 출연하며 2016년을 시작한다.

“늦깎이 배우다 보니 제가 언제까지 매력 있고 젊은 역할을 맡을지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조바심이 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제게 도움이 안 되는 감정이죠. 조바심 내려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제 초심이기도 한데 저는 배우들이 인정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예전에 어떤 선배가 ‘주연, 조연 이렇게 비중에 의미를 두고 연기하는 건 어리석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감명 받았죠. 스스로 급을 나눠서 연기하지 않으려고 해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조연 배우의 감정선은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저는 제가 맡은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연기하려고 합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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