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이태양이 일본 고치에서 진행되는 전지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반드시 선발진에 복귀하겠다.”
2015시즌 한화의 아킬레스건은 선발진이었다. 탈보트와 안영명이 10승을 따냈고, 중반에 합류한 로저스가 10경기에서 6승2패, 방어율 2.97로 쾌투했으나 나머지 선발 두 자리는 그야말로 뒤죽박죽이었다. 선발투수 방어율은 5.25로 9위였다. 프리에이전트(FA)로 새롭게 합류한 배영수(4승), 송은범(2승)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이태양(26)의 이탈이 더 뼈아팠다.
이태양은 풀타임 첫 해였던 2014년 30경기에서 7승10패, 방어율 5.29의 성적을 거뒀다. 당시 한화 선발진이 워낙 약해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했다. 다승과 투구이닝(153이닝)은 팀내 1위였다. 로테이션을 거른 적도 없었다. 활약을 인정받아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최고의 한 해였다. 2015시즌을 앞두고 기대가 컸던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조짐이 이상했다. 2014년 워낙 많이 던진 탓에 팔꿈치가 말썽이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재활에 매달렸지만 좀처럼 구속이 오르지 않았다. 한때 시속 150km에 육박했던 직구 최고 구속이 134km에 그쳤다. 지난해 4월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더니 “팔꿈치 인대 상태가 심각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결국 지난해 4월 28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당시 이태양은 의연했다. “수술 잘 받고 오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새 시즌을 앞두고 “올해 잘해야 진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기에 좌절감도 컸다.
퇴원 후 곧바로 서산 재활군에 합류했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힘들다. 이 시간을 잘 써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착실하게 재활에 임한 덕분에 회복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그물에 공을 던지는 네트 스로잉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25m였던 캐치볼 거리도 최근 55m까지 늘렸다. 15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고치로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이태양은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다. 지금 몸 상태는 60∼70% 정도다. 고치에 도착하면 먼저 재활 위주로 훈련할 예정이다. 천천히 한 단계씩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양은 “크게 아파보니 아프지 않은 게 얼마나 좋은 건지 확실히 알았다”며 무릎을 탁 쳤다. 섣불리 복귀 시점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급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다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늦더라도 확실히 만드는 것이 맞다. 이태양은 “당장 시즌 목표를 말할 순 없다. 완벽하게 치료하고, 통증 없이 던지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반드시 선발진에 복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