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육룡’ 유아인·김명민, 소름전개 제조기라 전해라

유아인으로 시작해 김명민으로 끝났다. 안방을 씹어먹을 듯한 배우들의 열연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19일 방송된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변화 앞에서 고뇌를 끝내고 스스로 변화하는 이방원(유아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눈밭에서 만난 이방원과 분이(신세경)의 모습이었다. “이제 놀이는 끝났다”며 눈물 흘린 이방원은 분이에게 더 이상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말라고, 반말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분이가 존댓말을 시작하자 이방원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분이에게 입을 맞췄다.

소년 이방원에게 분이는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런 분이에게, 이방원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고통스럽지만 스스로 변화를 다짐한 이방원의 굳은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이후 이방원은 무명과, 무명의 연향(전미선)과 만나 차근차근 자신의 지략을 실행했다. 점점 더 대담하게 스승 정도전과 마주했다.

이방원이 무명에 한 걸음씩 다가서며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간 가운데 정도전(김명민)의 활약도 시작됐다. 이날 이성계 파는 무명의 방해로, 토지개혁을 위한 양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성계(천호진)를 비롯한 혁명파의 일원들은 하루라도 빨리 토지개혁을 시행하고자 했으나 정도전은 망설였다. 현재의 부족한 자료로 토지개혁을 시행할 경우, 자신이 꿈꿨던 진짜 토지개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정도전은 고민 끝에 이방원과 마주했다. 의견을 묻는 정도전에게 이방원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앞 뒤 상황을 고려하는 어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정도전은 변화한 이방원이 아닌, 과거 폭두 본능을 주체 못했던 이방원을 떠올렸다. 그리고 폭두 이방원이 했을법한 방법을 선택했다.

정도전은 그 길로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는 장평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고려의 토지 자료가 담긴 토지 대장에 기름을 뿌렸다. 이어 정도전은 “정치란 나눔이고 분배이다. 밀직부사 나 정도전. 지금부터 정치를 하겠소”라며 횃불에 불을 붙였다.

정도전의 선동에, 백성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나와 토지대장에 불을 붙였다. 이제 새롭게 양전을 할 수밖에, 고려의 땅을 새로이 나눠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도전의 폭두 같은 행동은 혁명파의 토지개혁에 정체성을 찾아줬다. 이방원은 그런 정도전을 보며 “난 저 사내가 여전히 좋다. 빌어먹을”이라며 감탄했다.

이방원 중심 이야기, 정도전 중심 이야기가 적절하게 연결되며 긴장감을 높였다. 중간에는 ‘무명’과 연향, 길선미(박혁권)의 과거 이야기까지 더해져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유아인, 김명민 등 대체불가 배우들의 명연기는 스토리에 힘을 실어주며 앞으로 전개를 궁금하게 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사진|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