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팅제 도입이 가져온 ‘5cm의 스릴’

입력 2016-01-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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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KRA컵 클래식 대상경주서 ‘삼정제왕’(앞)이 코차 차이로 ‘러시포스’(뒤)를 따돌리고 결승선에 골인하고 있다. 코차승부는 지난해 레이팅제도를 도입한 이후 전년보다 20.9%나 늘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코차승부 왜 많아졌나?

출전두수 많고 출전마간 레이팅 차이 적어
한국마사회, 경주마 간 착차 더 줄일 계획


야구에 9회말 투아웃 역전홈런이 있다면 경마엔 ‘코차승부’가 있다. 말 그대로 경주마의 결승선 골인이 코길이(약 5cm 이하) 차이로 승패를 가른 짜릿한 승부다. 지난해 이런 코차승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1∼5위 경주마 간 코차승부가 20.9% 늘었다. 1∼5위 경주마 간 결승선 도착(착차)도 평균 7.3마신으로 전년대비 1마신(2.4m)이나 단축됐다. 이는 경주마들 간 주행능력 차이가 준 것으로 경마의 박진감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코차승부가 증가한 원인은 출전두수가 많고 출전마간 레이팅 차이가 적기 때문이다. 예컨대 1∼5위 경주마 간 착차가 2마신 이내인 초접전 경주의 경우 평균 출전두수는 12.4두로 가장 높았으며, 경주마간 레이팅 차이는 9포인트로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레이팅제도 도입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015년 한국경마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방안을 도입했다. 핵심은 레이팅 제도였다. 레이팅이란 경주마 능력을 특정구간(1∼140)으로 수치화하여 능력이 뛰어난 경주마일수록 높은 수치를 부여하는 제도다. 경주 편성강도, 도착순위와 차이, 성별, 연령 및 경주기록 등을 바탕으로 수치를 산출하며 레이팅에 따라 경주마 등급 또한 조정된다. 레이팅에 근거한 경주편성을 했기에 이전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들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우리보다 레이팅 시스템을 앞서 운영 중인 경마선진국 홍콩의 경우 1∼5위 경주마 간 착차가 평균 3.5마신에 불과하여 우리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올해도 고삐를 죄고 있다. 레이팅 구간 폭을 종전 20에서 15로 축소해 경주마 능력서열을 정교하게 하고 승급과 강급을 이전보다 쉽도록 해 경주의 박진감을 더 높였다. 또한 2개 등급을 아우르는 경주편성도 함께 운영함으로써 출전마 간 능력차도 줄일 계획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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