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힐링캠프 ②] 유재석, ‘놀러와’ 설움 딛고 月 예능 복귀할까?

입력 2016-01-22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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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MC 유재석이 월요일 심야 토크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22일 SBS ‘힐링캠프 500인’이 종영하고 그 자리에 유재석·김구라가 진행하는 ‘동상이몽’이 편성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SBS 측은 "예능 개편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그럼에도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동상이몽'의 편성 변경은 이뤄질 수밖에 없다. SBS가 김수현 작가의 신작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를 주말 오후 9시에 편성하면서 기존에 방송 중이던 '동상이몽'의 거취가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만일 최초 보도처럼 '동상이몽'이 월요일 밤 11시로 이동한다면 유재석은 MBC '놀러와' 폐지 후 4년 만에 월요일 밤 예능으로 시청자와 만나게 된다.

그러나 유재석과 월요 예능은 좋게 이별하지 못한 과거가 있다. 악연은 ‘힐링캠프’가 시작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재석과 김원희의 '놀러와'는 2004년 방송된 이후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문제는 KBS2 ‘안녕하세요’(2010)와 SBS ‘힐링캠프’(2011)가
등장하면서 방송 3사가 토크 예능으로 동시간대 경쟁을 벌이게 된 데 있다.

특히 '힐링캠프'(지금의 '힐링캠프 500인')는 MC 이경규·한혜진·김제동을 필두로 톱스타와 정계 거물들을 출연시켰고 당시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힐링 열풍과 맞물려 인기 상승세를 탔다. MBC 장수 토크쇼 ‘놀러와’는 ‘안녕하세요’와 ‘힐링캠프’의 신선함을 이기지 못했고 유재석이라는 국민MC 브랜드로도 2012년 프로그램 폐지라는 쓴 맛을 봐야했다.

‘놀러와’가 폐지된 해인 2012년, 유재석은 ‘SBS 연예대상’에서 "이경규 선배님, 신동엽 형 프로 때문에 내가 편하게 월요일에 쉬게 됐다. '런닝맨' 다음날 녹화하는 게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달리겠다"고 의미심장한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폐지의 아쉬움을 특유의 유쾌함으로 갈음한 유재석이기에 그의 월요일 심야 예능프로그램 컴백설이 더욱 주목된다. 예능 대부 이경규는 없지만 토크의 대가 신동엽이 진행하는 ‘안녕하세요’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프로그램을 이끄는 명MC 유재석과 신동엽의 맞대결이 기대감을 높인다.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 프로그램이다. 다수의 방송을 통해 익히 알려진 유재석의 포용력과 가끔은 도발하는 그의 개그감이 ‘동상이몽’을 휴먼 예능으로 만들며 온 가족이 볼만한 프로그램으로 가치를 높인다. 예능 대세 김구라와 유재석의 치고받는 조합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안녕하세요’ 속 신동엽도 만만치 않다. ‘안녕하세요’는 꾸준히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월요 예능의 강자다. 19금 멘트와 애드리브에 강한 신동엽만의 토크 노하우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낸다. 이영자, 컬투라는 든든한 입담과 함께 한다는 건 유재석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충분하다.

SBS는 금요 예능의 절대 강자 '정글의 법칙'을 제외하고는 예능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유재석 중심의 '런닝맨' 조차 국내에선 화제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SBS가 '유재석 카드'로 예능 새 판짜기에 돌입, 기선 제압에 나설 지 지켜볼만하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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