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안상태 “개콘은 제 2의 고향…다시 웃기려고 돌아왔다”

입력 2016-01-2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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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고야’라는 코너를 통해 5년 만에 KBS 2TV ‘개그콘서트’에 돌아온 안상태는 “후배들이 끼도 많고 열정적이라 내가 감히 이 자리에 서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어색해했지만, 개그프로의 부활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는 숨기지 않았다. 스포츠동아DB

■ 5년만에 ‘개콘’ 복귀한 안상태

드라마·영화 연기 매진…이기적이었다
팬들 ‘웃겨주세요’ 말에 개콘 복귀 결심
요즘은 후배와 친해지려고 눈치 보는 중


“제 복귀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개그맨 안상태(38)가 새 코너 ‘요리하는 고야’로 5년 만에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로 돌아왔다. 옷이나 헤어스타일만큼 빠르게 흘러가는 트렌드에 민감한 코미디 세계에서 5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오랫동안 떠나 있어 다시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웃겨주세요”라는 주변의 말을 흘려듣기에는 마음을 “짠하게” 하는 무언가가 밀려왔다.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나를 광대로 생각하나?’ 생각했다. 그러나 각박한 세상을 살다보면 웃을 일이 정말 없지 않나. 개그맨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으로 대중에게 웃음을 드려야겠다고 새삼 깨달았다.”

그에게 그 바람을 이뤄야 하고, 또 바람이 이뤄져야 하는 무대가 ‘개콘’이다. 그러나 ‘개콘’의 현재 상황은 여의치 않다. 시청률이 8%까지 하락했다. 20%까지 상승하며 일요일 밤 안방극장의 웃음강자로 군림한 프로그램의 부흥기를 경험한 그로서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지 않을 수 없다.

안상태는 “그때나 지금이나 제작진과 개그맨들의 열정은 변함없다”고 자신했다. 다만 ‘개콘’이 1999년 이후 지금까지 방송하는 동안 채널이 많아지고 예전보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개콘’의 개그에 만족하는 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그는 판단한다.

그는 “폭넓은 연령대 시청자를 아우를 수 있는 개그가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만 “신인 때 경험했지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다. 지금은 그 과정일 뿐”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개인적으로는 ‘요리하는 고야’의 ‘∼고야’ 말투가 유행어가 되지 않더라도 “할 수 없죠”라며 부담감도 내려놓았다.

안상태의 마음이 예전보다 가벼워진 데는 “이기적”이고 “개인적”이었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깨우친 바가 있기 때문이다. 2004년 KBS 19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안상태는 그해 연예대상에서 신인상과 최우수코너상을 받으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대중은 2004년 ‘깜빡홈쇼핑’ 코너의 ‘안어벙’과 2007년 ‘내 이름은 안상순’의 ‘안상순’ 그리고 2008년 ‘봉숭아학당’의 ‘안상태 기자’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후 안상태는 ‘개콘’을 떠났다. “진득하니 프로그램을 이끌지 못했다”고 돌이켰다.

무대를 옮겨 ‘역전의 여왕’ ‘마의’ 등 드라마와 영화 ‘역린’ ‘라듸오 데이즈’ 등에서 연기를 선보였다. 이때마다 일부 팬들로부터 “왜 개그하지 않느냐”는 말을 “100만번” 듣고, 급기야 “(개그를)그만뒀다”고 대답한 적도 있다.

어느 순간 “웃겨주세요”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여전히 “무대에 올라가면 긴장”하고, “코너 회의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에 힘들지만 ‘개콘’이 ‘제2의 고향’임에는 틀림없다. 가끔 가장 어린 30기 후배를 보면 “내가 있어도 되는 곳인가 싶다”고 하지만 “오랜만에 재회했음에도 마치 어제 본 것처럼 반겨줘 고맙기만 하”다.

“후배들이 저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 경험이 작지만 노하우가 될 수 있다면 전해주고 싶다. 요즘은 후배들과 친해지기 위해 ‘기분 좋은’ 눈치를 보고 있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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