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육룡’ 이방원, 잘못 다루면 역사 왜곡 되는 폭두 캐릭터

입력 2016-01-27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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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유아인이 연기하는 이방원이 다채로운 감정 변화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26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포은 정몽주(김의성)이 이성계(천호진)와 정도전(김명민)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 과정에서 이방원(유아인)은 예고 영상을 통해 선죽교 사건을 실행할 결심을 굳혀 긴장감을 더했다.

그동안 이방원은 피폐해진 고려에 절망한 청년의 모습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 돌발 행동으로 계획을 틀어놓는 한편 기름을 붓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정도전이 만드는 새로운 나라에 자신의 자리는 없을 것이라는 확신에 돌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입체적인 캐릭터를 본 적이 없다"는 유아인의 말처럼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원은 그를 다룬 기존의 사극들과 다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아버지 이성계를 존경하던 소년이 좌절하고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 절망하는 과정을 거쳐 왜 그가 실제 역사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를 설득하고 있다.

문제는 시청자들마저 설득시키는 이방원의 심리가 작가의 상상력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비록 '육룡이 나르샤'가 팩션 사극을 표방하고 있지만 태종 이방원이라는 실존 인물의 이름을 차용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여지는 충분하다.

'육룡이 나르샤' 속 조선 건국의 톱니바퀴는 구르기 시작했고 '킬방원'이 된 유아인은 어린 동생들과 정도전을 죽이는 '제1차 왕자의 난'부터 본격적인 피바람을 불게 할 것이다.

목적이 옳으면 살인도 불사하는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원은 이렇게 안방에 침투한다. 점차 '킬방원'이 되어가는 이 캐릭터는 이제 조금만 잘못 다루면 역사왜곡이 되어버리는 '폭두'가 되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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