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 류승완. 스포츠동아DB
영화 ‘베테랑’의 류승완(사진) 감독이 남몰래 기부를 실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해 12월 초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심리치유공간인 ‘와락’에 적지 않은 금액을 기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같은 시기 경기도 평택시 와락센터를 직접 찾아 해고노동자 자녀들에게 ‘밥차’를 선물해 함께 시간을 나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하고 싶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고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으로 1341만 관객을 동원, 지난해 개봉작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거대 재벌(유아인)로부터 희생된 화물차 노동자(정웅인)의 억울함을 해결해주는 형사(황정민)의 활약을 통쾌하게 그린 영화는 약자의 편에 서서 절대 강자를 응징하는 내용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류승완 감독의 기부는 영화 속 상황과 묘하게 겹쳐 더욱 시선을 끈다. 영화 수익의 일부를 실제 노동자를 돕는 데 썼기 때문이다. 사실 류 감독은 이미 지난해 10월 자선재단 ‘차카게살자’를 발족하고 지속적인 기부 활동을 예고했다. 가수 이승환, 방송인 김제동, 웹툰 작가 강풀 등과 함께 뜻을 모으며 “강자에게는 당당함으로, 약자에게는 겸손함으로 함께하려 한다”고 선언했다.
당시 ‘차카게살자’가 내건 공동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쌍용차 해고노동자 자녀 200명 지원’이다. 류 감독의 기부 역시 이에 따른 것으로, 향후 김제동 등과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다양한 방식의 기부를 펼칠 계획인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한편 ‘베테랑’의 제작자이기도 한 류 감독은 설 명절을 앞둔 3일 출연진에게 ‘보너스’를 지급했다. 1월 말 ‘베테랑’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수익 배분 및 정산을 마치면서 출연배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