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식당가 소재 SBS드라마 ‘곰탕’ 첫 선

입력 2016-02-1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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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 2월 19일

지난해 요리를 다룬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이 봇물 터지 듯했다. 자연스럽게 전문 요리사, 셰프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연예계 스타 못지않은 대중의 시선을 모았다. 물론 이런저런 뒷말과 지나치게 닮은 포맷의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았지만, 먹는 것에 대한 대중의 욕망은 그만큼 큰 것임을 말해주었다.

올해 이런 흐름은 아마도 드라마가 이어갈 모양이다. 당장 27일부터 방송하는 MBC 새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은 인천 차이나타운의 중식당 가화만사성을 운영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 KBS 2TV가 국수를 소재로 한 박인권 화백의 만화 ‘국수의 신-2000년 국수의 맛내를 찾는다’를 선보일 예정이다. 웹툰 ‘미슐랭스타’와 ‘저녁 같이 드실래요?’ 등도 이미 드라마로 만들어질 채비를 차렸다.

그러나 이 같은 풍경은 이미 10년 전에도 펼쳐졌다. 1996년 오늘 밤 SBS가 방송한 설 특집극 ‘곰탕’을 비롯해서 당시 다양한 식당가 이야기가 드라마에 담겼다.

‘곰탕’은 정감 어리면서도 절제된 대사의 맛을 전한 박정란 작가와 뛰어난 영상미를 과시한 이장수 PD의 합작품. 곰탕집 진미옥을 운영하는 구순의 순녀가 살아온 험난한 인생사를 그리며 한 여인의 꿋꿋한 세상살이를 담아냈다. 곰삭은 곰탕국물을 후루룩 마시는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이 절로 입맛을 다시게 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1997년 미국 뉴욕페스티벌과 휴스턴영화제에서 각각 수상하며 작품성을 확인시켰다.

특히 당시로선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했다. 김혜수(사진)가 그 젊은 시절을 연기한 주인공으로, 일제강점기 충청도 부잣집의 민며느리로 살아갔다. 그의 어린 시절은 류현경이, 그리고 노년의 순녀는 김용림이 각각 연기하며 현대사의 굴곡을 살아낸 한 여인의 세밀한 삶을 그렸다. 그 젊은 시절 바람둥이 남편 류시원, 그 친구로 김혜수의 가슴을 설레게 한 한재석, 그리고 어린 순녀를 태우고 황톳길 붉은 길을 걸었던 가마꾼 정우성도 출연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그 즈음 ‘곰탕’과 함께 SBS 드라마 ‘사랑의 찬가’는 비빔밥집을, 아침드라마 ‘엘레지’는 한정식집을 각각 배경으로 삼았다. 또 KBS 2TV 일일극 ‘며느리삼국지’는 해장국집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모두 한 가족이 모일 수 있는 식당이라는 공간을 활용하고, 종업원과 주인의 관계를 비롯한 손님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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