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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캡처
서진우는 남규만 자살 후 아버지 서재혁(전광렬) 납골당을 방문했고 박동호(박성웅)와 마주쳤다. 그러나 서진우는 알츠하이머가 악화돼 박동호를 기억하지 못하다가 이내 과거 박동호 변호사와의 납골당 추억을 상기, 그 당시만 기억해내 박동호를 슬프게 했다. 또 서진우는 이인아(박민영)에게 인형과 목걸이, 영상 편지를 남겼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더 진행돼 이인아까지 잊어버리게 되는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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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인아와의 추억만 기억하는 서진우는 이인아와 마주한 상황에서도 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고, 이인아에게 "혹시 전에 알던 사이냐. 내가 기억력이 좋지 않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인아는 서진우를 배려해 "만난 적 없다"고 둘러댔다. 이인아는 "내가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은 네게 있겠지. 그 기억들, 영원히 간직해줘. 언제 어디서든 너의 행복을 빌어"라는 메시지가 담긴 서진우의 편지를 발견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행복하게 웃는 서진우의 모습이 특정 시간에 머물러있는 그의 진심과 어우러져 진한 여운을 남겼다.
남규만은 끝까지 기고만장했다. 남규만은 해외로 도망가기 전 경찰에게 잡혔지만 이인아 검사와의 독대에서 "변호사가 오기 전까지는 한 마디도 할 수 없다"고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친구이자 비서 안수범(이시언)에게는 "10억 줄테니까 네가 증언했던 게 위증이라고 말해"라고 말하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권력자의 행태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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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진우는 증인으로 재판에 참여해 남규만이 저지른 다양한 범죄를 언급하며 "남규만이 살인까지 서슴지 않았던 이유는 자신이 곧 법이라고 생각하고 약자들을 짓밟아 왔기 때문"이라고 강렬한 눈빛으로 남규만을 쏘아봤다. 결국 판사는 서진우 측의 증거를 모두 받아들여 피고인 남규만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후 남규만은 일호그룹 회장이자 아버지 남일호(한진희)에게 "필요없어졌다"며 버림받았고 충격과 허탈함에 교도소에 복역 중 자살을 했다. 정면돌파보다는 도피를 선택하는 비겁한 최후였다. 특히 남규만은 과잉 권력에 취한 망아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나도 외롭다"는 말과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눈물 어린 눈빛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유승호와 남궁민에게 인생 캐릭터를 선사한 작품이다. 유승호의 경우 제대 후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연기력으로 증명해냈고, 남궁민은 악역을 맡아줘서 감사한 배우로 호평받았기 때문이다.
유승호는 목소리 톤부터 눈빛까지 서진우로 완벽 변신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치킨을 달라”고 고집을 부렸던 꼬마 유승호는 어린 티가 나는 아역 이미지를 벗지 못한다는 평가 속에 꾸준히 성인 배역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리멤버’는 이 같은 우려 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
남궁민은 다수의 작품에서 선량하고 부드러운 남자 배우로 이미지를 굳혔다. 그러나 tvN ‘마이 시크릿 호텔’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악인을 연기하더니 ‘리멤버’에서는 더 독해져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명확한 대립 구조 안에서 팽팽하게 기싸움한 유승호와 남궁민은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완성도를 높인 핵심 축이라 할만하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