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 박주형, 오레올, 여오현(왼쪽부터)이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전력과의 홈경기 도중 득점한 뒤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천안|김진환 기자 kwangshine00@donga.com
■ 10년 만에 15연승…언제가 더 강했나
윤봉우 코치 “분위기나 팀 구성은 비슷”
25일 OK저축은행 상대로 16연승 도전
경기 2시간 전 천안 유관순체육관의 매표구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21일 현대캐피탈-한국전력의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혹시나 하고 취소된 티켓을 찾고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19일에 이미 티켓을 다 팔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개인사정 등으로 예매를 취소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어 구단은 “취소 티켓은 21일 현장에서 판매한다”고 20일 공지했다. 이날 현장에서 팔린 티켓은 100장 가량. 현대캐피탈이 2005∼2006시즌에 이어 10년 만에 15연승을 달성하는 순간을 포기할 사람은 많지 않았다. 2세트 이후 최종집계된 관중은 5836명이었다.
경기 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에게 연승에 부담을 갖지 말고 편하게 경기를 하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 나부터 마음속으로 연승이 의식되고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7일 수원에서 벌어진 5라운드 맞대결에서 5세트 14-11에서 3연속 블로킹과 공격실패로 상상 못할 역전패를 당했던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그날 이겼어야 했는데 놓쳤다. 오늘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 경기는 현대캐피탈의 11연승째였고, 연승 과정에서 최대고비였다.
현대캐피탈은 연승 과정에서 고비를 2차례 넘었다 특히 한국전력과의 11연승째가 최대분수령이었다. 그 역전승이 760일만의 선두 복귀와 14연승으로 이어졌다. 최 감독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전력과의 경기가 힘들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평소의 공격수치가 나오는데, 한국전력 선수들은 우리와 경기하면 평소 이상이 나온다”고 말했다.

경기는 현대캐피탈이 압도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이 맞았다. 15연승을 달성한 뒤에도 최 감독은 침착했다. “더 고민스럽다”고 했다. 이어 “연승을 하면서 선수보다 내가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패배를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 ‘봄 배구’로 시선을 돌린 최 감독은 연승이 깨지는 시점에서 그동안 잘 나가던 선수단의 기세가 한풀 꺾일 수도 있음을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15연승 동안 선수들이 고비에서 지지 않는 법을 터득한 것은 성과”라고 했지만, 언젠가는 져야 한다. 그 패배의 순간과 과정이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변수가 될 수 있기에 연승 도중에도 감독은 불안한 것이다.
현대캐피탈 선수단 가운데 유일하게 2005∼2006시즌 15연승을 경험한 윤봉우 코치는 최 감독의 걱정과는 달리 희망이 넘쳤다. ‘그 당시와 지금 팀 가운데 어떤 팀이 더 강한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윤 코치는 “누가 강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분위기나 팀 구성은 비슷하다. 당시에는 루니가 레프트에서 큰 역할을 해줬는데 지금의 오레올과 비슷했다. 센터에서의 높이와 블로킹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다. 라이트에는 당시 후인정과 박철우가 있었고 지금은 문성민이 있다. 일정은 지금이 더 빡빡한데 감독님이 배려를 잘 해주셔서 체력적 부담은 없다. 분위기도 당시처럼 뒤지고 있어도 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우리가 우승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도 10년 전 선수로 연승을 경험했다. 그는 “당시에는 팀간 전력의 편차가 있어서 삼성화재만 넘어가면 몇몇 팀들은 쉬운 경기였다. 지금은 모든 팀들의 전력이 올라가 이번 시즌 15연승이 더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천안 |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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