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이범호, 3년차 박진두 향한 내리사랑

입력 2016-02-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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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왼쪽)가 일본 오키나와 긴스타디움에서 엑스트라 훈련 도중 함께 티배팅을 하던 박진두(가운데)에게 타격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오키나와(일본)|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고졸 3년차 후배 박진두에 동기 부여
배팅 노하우·실전 팁 전수 ‘내리사랑’


KIA 스프링캠프에는 모두의 주목을 받는 선수가 있다. 고졸 3년차 내야수 박진두(20·사진)다. 프로필상 신체조건은 187cm·110kg. 실제 130kg에 육박하는 거구의 유망주는 남다른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선배들의 사랑도 듬뿍 받는다. 주장 이범호(35)가 특히 박진두를 잘 챙긴다. 습득력이 좋은 박진두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고 있다. 평소 생활은 물론, 실전에 필요한 노하우까지 아낌없는 ‘내리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이범호는 평소에도 박진두에게 “형이 3년차 때 홈런 몇 개 쳤지?”라는 식으로 박진두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박진두는 지난해까지 1군 경험이 없어 통산 홈런도 0개다. 반면 이범호는 1년차 때 1개, 2년차 때 3개를 쳤고, 이듬해 11개를 쳐 3년차 시즌까지 통산 15홈런을 기록했다. 박진두에게 “15개만 치자!”고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모처럼 연습경기 대신 팀 훈련이 진행된 21일 오후에 진행된 ‘자아발전시간’, 즉 자율훈련 때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주장 이범호와 내야 최고참 김민우(37)는 이날 추가훈련에 열을 올렸다. 함께 프리배팅을 한 둘은 옆에서 롱티(앞에서 토스한 공을 외야로 치는 훈련)를 하는 박진두를 한참 지켜봤다. 박진두는 펜스 너머로 타구를 쉽게 보내며 괴력을 선보였다.

박진두의 롱티가 끝나자, 셋은 티배팅 자리로 모였다. 서로 공을 올려주면서 시작된 대화는 ‘실전 팁’ 강좌로 바뀌었다. 이범호는 “임팩트 시 힘을 싣는 훈련을 티배팅부터 하면 큰 도움이 된다”며 타구에 힘을 싣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범호는 “(박)진두 같은 경우엔 좋은 걸 타고났다. 또 말한 걸 잘 받아들이는 선수라 더 얘기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웃었다. 이어 “난 어릴 때 좋은 폼을 갖지 못했다. 지금 봐도 좋은 스윙 결을 가진 선수가 오래 간다. 3년, 4년, 5년차 때 치고 올라와야 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후배를 바라보고 있다. 그의 말대로 지금 시기가 어린 선수에겐 가장 중요할지 모른다. 17년차 선배의 애정 어린 조언, 3년차 박진두는 선배의 사랑에 어떤 성적으로 보답할까.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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