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챔프도 놀란 ‘완전체 두산’

입력 2016-02-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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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이 24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우승팀 소프트뱅크전에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한·일 챔피언’ 맞대결로 주목 받은 이날 경기에서 유희관은 ‘느림의 미학’으로 소프트뱅크 강타선을 희롱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소프트뱅크 평가전 베스트 가동…유희관 매직컨트롤·민병헌 3안타·양의지 홈런포

비가 자주 내린 탓에 ‘비와자키’로 불렸던 미야자키 하늘이 24일 맑아졌다.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비쳐지는 스프링캠프다운 생기가 비로소 돌아왔다. 당초 23일부터 개막 예정이었던 ‘미야자키 구춘(球春) 대회’도 훼방을 놓던 비구름이 물러간 뒤, 강렬한 태양 아래 하루 늦게 시작됐다. KBO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이 대회에 초청된 한국프로야구 챔피언 두산은 24일 일본프로야구 우승팀 소프트뱅크의 캠프지 아이비스타디움에서 첫 대결을 벌였다. 양 팀은 평가전임에도 실질적 베스트 멤버를 가동해 최강팀의 자부심을 겨뤘다.


● KS 2연패 시동 건 두산, 드디어 완전체 전력가동

두산은 미야자키에 훈련장이 없다. 오직 실전을 치르기 위해 온 것이다. 역대 최강팀에 견줄만한 압도적 전력으로 일본시리즈 2연패를 이룬 소프트뱅크에 맞서 두산 선수단은 진지하게 실전에 임했다. 테이블세터 정수빈∼허경민, 중심타선에 민병헌∼닉 에반스∼양의지, 그리고 하위타선에 오재원∼홍성흔∼박건우∼김재호까지, 2016시즌 개막전 라인업을 떠올릴만한 타순이 짜여졌다. 마운드는 유희관(3이닝 1실점)∼노경은(3이닝 2실점)∼허준혁(1이닝 무실점)∼최병욱(1이닝 무실점)이 이어 던졌다.

유희관은 “한일 챔피언의 맞대결이라 꼭 이기고 싶었다. 관중도 많이 와서 집중해서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2회 에가와 도모아키에게 바람을 타고 넘어간 좌월솔로홈런을 맞았으나 최고구속 131km인 ‘느림의 미학’은 마쓰다 노부히로, 우치카와 세이치 단 2명의 주전만 빠진 소프트뱅크 타선을 희롱했다. 유희관은 지난해 평가전 당시 “저 공을 왜 못 치지?”라고 했던 오 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야구단 회장 눈앞에서 또 한번 KBO 특급 컨트롤러의 위력을 뽐냈다.

최종스코어 2-3. 1점차로 아쉽게 패했으나 두산 김태형 감독은 “폭투도 2개 했지만 좋았다”고 패전투수 노경은의 구위를 칭찬했다. 노경은은 4삼진을 잡았다. 타선에선 민병헌이 3안타를 터뜨렸고, 양의지도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두산은 안타수에서 9-6으로 앞섰다. 다만 에반스가 3연타석 삼진을 당했는데 김 감독은 “스윙이 큰데 따로 얘기를 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일 챔피언전 열린 야구마을 미야자키의 풍경

평일 오후 1시 야구경기에 1만1200명의 팬들이 소프트뱅크 캠프를 찾았다. 한·일 챔피언간의 대결이라는 기대감에 1만1000명을 수용하는 야구장은 거의 꽉 찼다. 일본인들의 야구 사랑은 뜨겁다. 주말에는 야구경기 관람이 유료임에도 아이비스타디움을 찾은 1일 최다관중이 3만3900명에 달한 적도 있다. 야구장 밖 광장에는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의 스케줄만을 따라다닐 수 있도록 상세한 시간표가 붙어있었다. 야구장 중앙출입구에 하염없이 서있는 팬들도 꽤 있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오 사다하루 야구단 회장 등 스타들이 지나가는 단 한순간을 보기 위해서였다. 두산 역시 박정원 구단주가 24일 미야자키에 입국하자마자 야구장으로 직행했다. 박 구단주는 경기 직후 “올 가을에도 기쁨을 선사해 달라”는 덕담과 함께 격려금을 주장 김재호에게 전달했다.

미야자키(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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