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대니돈.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어린선수들 많아 긍정적 에너지”
“잘하라고 나를 데려온 것이다.”
대니 돈(32·사진)은 올 시즌 넥센의 4번타자 겸 우익수로 낙점받았다. 2년 연속 50홈런의 주인공 박병호(미네소타)가 떠난 자리를 메워야 한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 홈런타자와는 거리가 먼 유형이지만,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엔 장타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돈은 중장거리형 4번타자다. 콘택트 능력이 좋아 많은 타점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넥센은 2015시즌 76홈런을 합작한 박병호(53홈런), 유한준(kt·23홈런)의 이탈로 장타력 감소를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그러나 염 감독은 새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의 깊숙한 좌·우중간을 십분 활용하려 한다. ‘콘택트 히터’인 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돈은 마이너리그 10시즌 통산 1010경기에서 타율 0.285, 156홈런, 592타점, 출루율 0.364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애리조나에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으나, 23경기에서 타율 0.167, 3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는 빅리그 재도전 대신 한국행을 택했다. 23일 넥센의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돈의 첫인상은 ‘나이스 가이’였다. 기자와 마주앉은 그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올 시즌이 기다려진다. 환대에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말로 “좋아”를 외치기도 했다.
-한국행을 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2년 전부터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에게도 많은 얘기를 들었다. 브렛 필(KIA), 에릭 테임즈(NC)와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인데, 특히 필은 ‘한국야구를 사랑한다. 한국에서 은퇴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래서 더 한국 무대에 흥미를 갖게 됐다. 아직 한국야구를 많이 접해보진 않았지만, 느낌이 좋다. 넥센과 계약했을 때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다. 빨리 한국 가서 팬들과 만나고 싶다.”
-넥센엔 어린 선수들이 많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
“어린 선수들이 많아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 나도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인데, 동료들이 워낙 잘해준다. 팀의 일원이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매일 보면서 더 친해진 느낌을 받는다. 올바른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고 있다.”
-롤 모델이 궁금하다.
나는 켄 그리피 주니어를 보면서 자랐다. 내 학창시절이 그리피의 전성기였다. 많은 이들이 그리피를 최고의 선수로 꼽는다. 누구든 그리피처럼 되고 싶을 것이다. 그리피는 야구를 정말 재미있게 하고, 팀에 필요한 야구를 한다. 스윙도 일품이다. 내가 좌타자라서 그리피를 더 눈여겨본 것도 있다.“
-본인만의 루틴이나 타격 이론이 있나.
“누구나 루틴이 있다. 나는 경기 전 타격연습 또는 티배팅을 할 때도 나만의 방식이 있다. 연습 때도 실전처럼 집중해서 친다.”
-감독님이 “4번타자로서 많은 타점을 올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책임감이 클 것 같다.
“기대하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나도 감독님과 생각이 같다. 4번타자로서 많은 타점을 올려야 한다. 넥센은 평범한 타자를 원한 것이 아니다. 잘하라고 나를 데려온 것이다. 내가 잘해서 이기는 경기가 많았으면 좋겠다.“
-본인의 장점을 어필해 달라.
“나는 콘택트 히터다. 항상 좌·우중간(Gap-to-gap)으로 힘 있게 치려고 한다. 최대한 강하게 타격한다. 사실 홈런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간간이 나온다(웃음).”
-넥센이 올 시즌부터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쓴다. 돈이 생각하는 돔구장의 장점은.
“먼저 새로 지은 고척돔에서 뛰게 돼 기쁘다. 돔구장의 장점은 매일 다른 날씨에도 같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온도 변화가 없다.”
-가장 자신 있는 수비 포지션은.
“어디든 자신있다. 미국에선 1루수와 좌익수, 우익수를 주로 소화했다. 좌익수로 뛰는 것은 전혀 문제없다.(염 감독은 돈을 ‘4번타자 겸 좌익수로 쓰겠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믿고 맡겨주시면 무엇이든 문제없이 해내겠다.”
-올 시즌 목표는.
“아직 KBO리그의 레벨을 정확히 모른다. 수치상 목표를 정하긴 쉽지 않다. 항상 최선을 다해 매 타석에 집중하다 보면 3할 타율, 20홈런도 가능할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다. 새 구장에서 팬들과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