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박성웅 “우리 엄마는 내가 제일 귀엽다는데...”

입력 2016-02-26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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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는 드릴게.” - 영화 ‘신세계’(2013) 中-

배우 박성웅(43)이 무서운 사람일 거 같다는 ‘편견’을 갖기 시작한 건 영화 ‘신세계’(2013)때부터였을 것이다. 이후 박성웅은 ‘황제를 위하여’(2014) ‘살인의뢰’(2014) 등 느와르에 출연할 때마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과 영화 ‘검사외전’ 속 박성웅은 ‘어쩌면 귀여운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동안 제 원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아서 답답했어요.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귀엽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무섭다고 해요. (웃음) 집안에서 애교 많은 막내 아들입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할머니 손에서 자랐죠. 할머니와 중학생 때까지 같이 잤어요. 애교가 많아서 할머니가 형보다 제 반찬을 더 주시기도 했고요. 형은 무뚝뚝했거든요.”

박성웅은 2016년을 ‘리멤버’의 의리있는 변호사 박동호와 ‘검사외전’의 스타를 꿈꾸는 검사 양민우로 시작했다. 법대 출신인 그는 “곧 개봉될 영화에서도 법조계에서 일한다”며 “예전에는 주로 수갑을 차고 감옥에 들어가는 역할을 했었는데 많이 바뀌었다”고 법 전문(?) 배우로서의 소감을 전했다.

특히 그는 ‘리멤버’ 박동호를 “입체적인 캐릭터다. 초반, 허풍있게 거래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며 “극이 전개될수록 역할이 애매해지긴 했다. 하지만 ‘리멤버’ 윤현호 작가는 영화를 하던 사람이다. 첫 드라마라 힘들 수도 있었겠지만 사건, 사고를 중심으로 극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전체 이야기를 보면 박동호가 나설 분위기가 아니었고 나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웅은 박동호의 화려한 패션으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 박성웅은 20대 시절 극 중 박동호처럼 원색의 패션을 즐겼다. 배우 신은정과 결혼한 후에는 아내의 만류로 자제를 해야했다.

“우선 좋은 몸매로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려요. 첫 촬영 날 분홍 셔츠에 흰 양복을 입고 나타났는데 감독님이 ‘약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더 파격적이지?’. 그 다음 옷이 파란색 정장이었는데 그걸 입고 등장하니까 스태프들이 만족해하더라고요. 그리고 종영 때까지 저는 제 코디네이터들이 (옷을 잘 입혀줘서) 미친 줄 알았어요. (웃음)”

충청도가 고향인 박성웅에게는 부산 사투리 선생님이 따로 있었다. 박성웅은 선생님의 녹음 파일을 계속 들으며 박동호의 말투를 공부했다. 그는 “내 대본은 악보 수준이다. 대본 외우는 게 힘들었다. 충청도에서 20년, 서울에서 20년을 살았기 때문”이라며 “솔직히 박동호가 하는 부산 사투리로 부산 사람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 하지만 그 친구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종영 파티 올 자격이 있다고 해서 파티에도 초대했다”고 연기에 도움을 준 지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박성웅은 다작하는 배우로도 손꼽힌다. 지난해에도 드라마 ‘리멤버’와 영화 ‘이와손톱’ ‘인천상륙작전’ ‘해어화’ 등 촬영을 비슷한 시기에 진행했다. 그러나 그는 “일 없는 게 오히려 힘들다. 나태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저는 40대예요. 지금처럼 연기할 수 있는 판이 깔리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죠. 기회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신세계’ 이후 2년 넘게 센 캐릭터만 연기했었거든요. 아쉬웠어요. 하지만 ‘리멤버’ ‘검사외전’으로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죠. 현재 멜로, 가족 영화 같은 장르도 제안이 들어와 있어요. 결정된 건 없지만 저의 또 다른 모습을 알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관객, 시청자들에게 희로애락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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