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양상문 감독이 훈련보조요원에게 3만엔 건넨 이유는?

입력 2016-02-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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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LG가 2016시즌을 위한 준비에 한창인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구장에선 가수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울려 퍼졌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곳으로 가보니 훈련보조요원 여주형 씨가 구단 관계자들 앞에서 목청을 뽐내고 있었다.

여 씨가 만들어내는 감미로운 선율에 주위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노래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옆에서 그의 노래를 경청하던 LG 양상문(사진) 감독도 “정말 잘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우더니, 여 씨에게 거금 3만엔(약 33만원)을 쾌척했다. 여기에는 “나중에 한 번 더 노래를 불러달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노래 2번에 3만엔은 적지 않은 금액이다.

사실 양 감독이 여 씨에게 지갑을 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양 감독은 “잘 불러서 줬다”며 껄껄 웃고는 “전지훈련을 하면 코칭스태프, 선수들 다 힘들지만 특히 훈련보조요원들이 고생한다. 언제 기회를 봐서 용돈을 주려고 했는데 마침 잘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뿐이 아니었다. 양 감독의 지갑은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 때부터 수시로 열렸다. 캠프 분위기가 지루해진다 싶으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파트까지 모두 참여하는 게임을 했고, 이긴 팀에 사비를 털어 상금을 주곤 했다.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즐겁게 야구를 하라고 말만 하면 바뀌지 않는다. 나부터 바뀌려고 한다”던 스스로의 약속을 실천하면서 이처럼 통 크게 지갑을 열고 있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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