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감독 “롯데는 우승후보 아니다…팀 삼진·병살타를 봐”

입력 2016-02-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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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 감독은 ‘우승 후보’라는 말에 고개를 저었다. ‘타격의 팀’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홈런, 타점 개수보다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희생타, 결승타 등의 기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 전력보강에도 냉정한 현실 인식
“디테일 키워 접전서 이길 수 있는 팀 만들 것”


롯데의 강한 개혁 열망은 조원우 감독(45) 임명이라는 파격인사를 불러왔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팀을 맡은 조 감독의 생각은 어떻게 현실에 투영되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안고 가고시마 스프링캠프를 찾았다. 훈련장의 공기는 예상 이상으로 부드러웠다. 조 감독은 “전임 이종운 감독님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일부러 깰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변화강박증’에 함몰되지 않는 점진적 개혁의 방향성이 감지됐다.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조 감독은 경청을 많이 했다. 거기서 얻은 교훈이 감독의 평정심이다. “분명히 시즌에 들어가면 조급해질 때가 올 것이다. 내가 흔들리면 팀원이 다 감지한다. 그때 어떻게 견딜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한다.” 한국야구에서 감독의 비중은 객관적 숫자 이상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자발성을 끌어내야 하는 자리다. “아직은 잠을 잘 잔다”며 웃지만 생각이 많다.

조 감독은 ‘누수전력이 없고 손승락, 윤길현이 들어와 불펜이 보강됐으니 우승 후보’라는 식의 장밋빛 예상이 달갑지만은 않다. 그는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 평가는 가을에 해줬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가라앉히기도 한다. 실적 없는 기대치는 상황에 따라 실망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세태를 경계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조 감독의 현실인식은 냉정했다. “롯데는 우승 후보 전력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롯데의 방망이가 좋다고 하는데, 팀 홈런 2위만 보고 하는 소리다. 팀 삼진, 팀 병살타와 팀 희생타 숫자를 보면 그런 소리를 못한다. 그런 숫자가 개선되지 않곤 절대 이길 수 없다.” 팀으로 싸우지 않는 한 가망이 없다는 확신이다.

결국 접전에서 승률을 끌어올릴 디테일을 주입하는 데 주력하는 인상이다. 수비와 작전야구가 그것이다. “최소한 자멸하지 말자”는 것이다. “수비훈련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고, 기본만 지키면 다른 것은 터치하지 않는다. 다만 이것을 못 지키면 ‘나와 야구할 수 없다’고 전달했다.” 불펜이 강화된 것은 전력 구상에 탄력을 더해주고 있다. 조 감독은 “가을야구는 보여드려야 된다”고 나직하지만 분명하게 말했다.

가고시마(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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