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더듬는 아이, 크면 좋아진다?

입력 2016-03-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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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아 언어장애’ 제대로 알자


부정확한 발음·말 대신 손짓·이해 부족…
학령기 소아 최대 ‘10명중 1명’ 언어장애
성인기 자존감까지 영향…조기치료 중요


“어,어,어… 하, 하악교에 다, 다녀오,오겠습니다.”

또래보다 심하게 말을 더듬는 우리 아이. ‘크면 괜찮겠지…’하고 방심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소아 언어장애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아 언어장애는 또래에 비해 말을 더듬거나 발음이 좋지 않고 표현력이 부족하다. 대뇌의 언어 중추 발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언어장애는 일반적으로 인구의 3∼5%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학령기 소아의 경우 최대 10%까지 발생한다고 말한다. 많으면 열명에 한 명꼴로 겪는 흔한 질환이다.

소아 언어장애가 지속되면 학습이나 교우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심리적으로 자존감을 저하시키는 경향도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언어 장애는 말더듬증과 조음장애, 표현성·수용성 언어장애로 나뉜다. 말더듬증은 첫 음절을 더듬거나 말이 막히는 증상이다. ‘ㄱ,ㄱ,과자 주세요’ 등 말하거나 말을 시작할 때마다 ‘음…’과 같이 첫 음절을 바로 시작하지 못하기도 한다.

조음장애는 발음을 부정확하게 한다. ‘바지’를 ‘바디’라고 하거나 ‘책가방’을 ‘채카바’ 이라고 하는 등 자음을 비슷한 말소리로 바꾸어 표현하거나 음절의 마지막 자음을 생략한다. 표현성 언어장애는 단어의 의미는 알고 있지만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이 아닌 손짓으로 표현하려는 경향이 있다. 식탁 위 사탕을 먹고 싶을 때 말이 아니라 식탁을 손으로 가리키며 웅얼거리거나, 자신이 말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잘 이해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수용성 언어장애는 단어나 단순한 문장 등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증상이다. 만약 아이가 제스처를 통한 의사소통이 힘들거나 목소리 자체에는 반응하지만 단순한 단어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소아의 언어장애는 음성언어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데 나이나 장애 유형,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따라서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아이의 장애 유형과 정도 등을 정확히 분석해 맞춤형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좋다.

말더듬의 경우 말을 할 때 긴장을 풀고 천천히 말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전문 언어치료사와 함께 호흡 훈련, 이완 요법과 더불어 언어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조음장애는 책 따라 읽기, 역할 놀이하기와 같은 말하기 치료가 도움 되는데 보통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어하거나 또래와 어울리기 어려워하고, 평소 의기소침하고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면 치료하는 것이 좋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소아 언어장애는 아이의 성장 과정 중 하나라고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한 빠른 시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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