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캐프리오, 22년 만에 ‘오스카 징크스’ 깨다

입력 2016-03-0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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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선택한 주인공들이 나란히 섰다. 남우조연상 마크 라이런스와 여우주연상 브리 라슨, 누구보다 밝은 표정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그리고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알리시아 비칸데르.(왼쪽부터).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영화 ‘레버넌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조연상 포함 다섯번째 후보 도전 후 감격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기는 쉽지 않았다. 다섯 번째 도전, 햇수로 22년이 걸렸다.

‘악연’은 출세작 ‘타이타닉’에서 시작됐다. 1997년 개봉한 영화는 감독상 등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하지만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후 2004년 ‘에비에이터’, 2006년 ‘블러드 다이아몬드’, 2013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 마침내 ‘4전5기’의 도전을 마무리하며 오랫동안 따라붙던 ‘오스카 징크스’를 깨는 순간, 객석은 모두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주인공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2월29일(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기까지 그 도전사가 새삼 눈길을 모은다.

디캐프리오는 스무 살이던 1993년 첫 주연작 ‘길버트 그레이프’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후 세 번이나 더 후보가 됐지만 상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올해 가장 관심을 모은 부문이 남우주연상이었던 것도 그의 이런 아쉬움 때문이었다.

다섯 번째 도전 만에 트로피를 손에 쥔 디캐프리오는 “(함께 출연한)톰 하디와 (연출자)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의 엄청난 열정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레버런트’의 제작은 인간과 자연이 호흡하는 과정이었다”면서 “지난해는 세계 역사상 가장 더웠고, 북극에서 얼음이 녹는 해였다”며 “인류 모두 직면한 위협이기에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디캐프리오만큼 올해 시상식이 각별한 이가 또 있다.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통하는 엔리오 모리꼬네다. ‘시네마천국’부터 ‘미션’까지 명곡으로 남은 음악을 만들어온 그는 여섯 번째 후보에 오른 끝에 ‘헤이트풀8’로 음악상을 수상했다. 1928년생인 노장은 눈물을 흘렸다.

이병헌(왼쪽)은 콜롬비아 여배우 소피아 베르가라와 외국어영화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한국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여하기는 이병헌이 처음이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국내 영화 팬들에게 더 주목받은 것은 한국배우로는 처음 무대에 오른 이병헌 때문이다. 콜롬비아 여배우 소피아 베르가라와 외국어영화상 시상자로 나선 이병헌은 “영화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힘을 가졌다”는 말과 함께 헝가리 영화 ‘사울의 아들’의 연출자 라즐로 네메스 감독에게 황금빛 트로피를 건넸다.

시상식 직후 이병헌은 소속사를 통해 “오랫동안 많은 것을 이뤄낸 분들을 보며 앞으로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께 시상식에 참여한 소프라노 조수미와는 시상식 전 레드카펫에서 만나 이색적인 ‘투샷’도 연출했다. 조수미가 부른 영화 ‘유스’의 삽입곡 ‘심플송’은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실패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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