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SK는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에 걸맞게 장타력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을 구성했다. 2번과 7번 타순을 나눠 맡을 김강민(왼쪽)과 헥터 고메즈가 제대로 활약해준다면 화력이 배가될 전망이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2·7번 교대로 배치…화력 극대화 노려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는 속설도 있지만, 2016시즌 SK 타선은 기대를 갖게 만든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친화적 구장에 맞춘 선수 구성이 얼마나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는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올 시즌 타선의 실체를 살짝 공개했다. 이명기∼헥터 고메즈(김강민)∼최정∼정의윤∼박정권∼이재원∼김강민(고메즈)∼최승준∼김성현의 타선을 한동안 선보였는데 변동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이다.
김용희 감독도 어느 정도 구상을 마쳤다. 타자들의 면면을 보면, 숨 쉴 틈이 없다. 넥센의 고척스카이돔 이전으로 인해 인천 SK행복드림구장(가운데 펜스까지 120m, 좌우 95m)이 KBO리그 최고의 타자친화적 구장이 된 마당에, SK는 거포들을 수집하며 확실한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김 감독도 화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변수를 꼽자면 2번타자다. 리드오프 이명기의 뒤를 받칠 짝에 대해 아직 고민이 있다. 김 감독은 ‘2번타자가 강해야 타선이 산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현재로선 고메즈와 김강민이 2번과 7번을 나눠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둘을 올 시즌 타선의 키로 볼 수 있다. 고메즈는 예상외로 공격력까지 쓸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배트스피드에서 나오는 타구의 질이 훌륭하다. 고메즈를 주전 유격수로 낙점한 것도 타선의 폭발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다. 유격수 수비가 정상급은 아니지만, 화력을 위해 일정 부분 감수하기로 했다.
지난해 SK 타선은 부상이라는 변수에 무너졌다. 올해도 ‘건강함’이 전제가 돼야 한다. 또 거포 유망주 최승준 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그래도 구상대로만 된다면, 1번부터 8번까지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다. 철저히 홈구장에 맞춘 선수구성을 한 SK가 홈런으로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