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크스 구자철 빛바랜 ‘데뷔 첫 해트트릭’

입력 2016-03-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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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레버쿠젠전 최고 경기력 불구 팀은 3-3

완벽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했다.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사진)이 5일(한국시간) WWK아레나에서 열린 2015∼20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레버쿠젠과의 홈경기에 선발출전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팀 동료 홍정호(27)도 부상에서 돌아와 4경기 만에 선발출장해 46분간 뛰었다.

구자철은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3-3으로 비긴 결과 탓에 아쉬움만 삭혔다. 아우크스부르크로선 다 잡은 승점 3을 허무하게 놓쳤다. 전반 5분과 44분, 후반 12분 구자철의 연속골에 힘입어 3-0까지 앞서간 아우크스부르크는 오랜만에 공격력이 살아난 모습을 보였으나, 중반 이후 집중력이 부족했다. 잇달아 2골을 내주며 쫓긴 끝에 추가시간 레버쿠젠 하칸 찰하노글루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땅을 치고 말았다. 경기 후 아우크스부르크 마르쿠스 바인치를 감독도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지막에 우리 수비가 급격히 무너졌다”며 무척 아쉬워했다.

팀은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안타깝게 놓쳤어도 구자철은 최고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프로 데뷔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을 뿐 아니라 개인 한 시즌 최다골(7골)까지 경신했다. 특히 아우크스부르크 구단 사상 분데스리가에서 나온 첫 해트트릭이라 더욱 값졌다. 현지 언론도 “구자철이 없었다면 3-3 경기가 아닌 0-3 경기였을 것이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6승8무11패, 승점 26으로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러있다. 직전 경기였던 호펜하임전에서 패한 데 이어 이번에는 다 잡은 경기를 놓쳐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기회가 무산됐다. 점점 상위권 팀들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진출 가능성도 희박해져가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로선 여러모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때다. 구자철은 2011∼2012시즌 아우크스부르크를 강등권에서 구해낸 바 있다. 이날의 해트트릭이 비록 승리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처진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아우크스부르크(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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