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PD 인터뷰 ①] “전성기 시절 방식 과감히 버릴 것”

입력 2016-03-21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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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2016 S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인 유재석은 수상소감을 밝히면서 "‘런닝맨’은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비장하게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올해 모자란 웃음은 무슨 일이 있어도 2016년에 채우겠다. 2016년 동시간대 일등을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청자들이 봐온 유재석답지 않은 공격적인 수상소감이었다.

이런 의지가 반영된 것처럼 '런닝맨'은 최근 담당 PD를 교체했다. 이환진, 정철민, 박용우 등 SBS 예능본부의 동기 PD 3인방에게 '런닝맨' 연출을 맡긴 것이다. 이같은 실험의 목적은 단 하나, '런닝맨'을 부활시키기 위함이다.


●14일과 15일 담당 PD가 된 후 첫 녹화, 멤버들 반응은 어땠나.

이환진 PD : 우선 담당 PD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쭉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보니 어색해 하지 않고 환영해 주는 분위기다. 멤버들이나 제작진 모두 사기가 잔뜩 올라있어서 전보다 더 많이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모두들 에너지가 넘친다.


● 전성기에 훨씬 못미치는 '런닝맨' 시청률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 느끼나

이: 우선은 이슈와 시청률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당장 '런닝맨'은 이슈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그래서 이번 첫 녹화에서도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아이템들을 활용했다. 이틀 연속 스튜디오 녹화를 진행하고 게임보다는 토크와 멤버들 간의 관계에 집중했다. 이렇게 차음 이슈를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 '런닝맨'은 액션과 토크가 분배되어야 하는 예능. 어떻게 조절할건가

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동의한다. 하지만 너무 토크 위주로 가서 정적으로 흘러가면 우리가 매력을 못느낄 것이고 그렇다고 역동적인 것만 추구하면 시청자들이 변화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열심히 고민 중이다.

정철민 PD (이하 정):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갈 '런닝맨'에 있어서 토크인가 액션인가 하는 부분은 큰 문제가 아니다. 무조건 재미있는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 90분이라는 제한시간 속에서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재미있는 것만 뽑아낼 생각이다.





● ‘런닝맨’ 새 PD로서 전임자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 우선 나는 '런닝맨'이 시청자들이 깔깔 댈수 있는 예능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변하는 와중에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송 다음날 사람들이 키득키득대며 우리 프로그램 이야기를 해주길 바란다.

정: 내 생각으로는 '런닝맨'이 침체기를 맞은 이유 중의 하나는 전성기 때의 문법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리로 치면 손님들이 이 음식이 맛있다고 했다는 이유 때문에 계속 같은 맛의 음식을 내놓은 것이다. 시청자들이 '런닝맨'에 질려버렸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세 명의 PD가 번갈아 가며 연출을 하고 우리만의 고유한 색을 담고자 한다.


● '런닝맨'도 유재석을 활용한다. '무한도전' 때문에 폭이 좁아지지 않나.

이: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부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그동안 장수한 예능 프로그램들끼리 겹치는 아이템이 많았다. 우리가 변화하는 동안 '무도를 닮아간다'고 느낄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길로 따라갈 생각은 없다. 다양하게 뭐든지 해보겠다.

정: 그런 부분이 있고 우리도 그걸 고민한다. 하지만 결국 시청자들이 재밌어 하는게 답이다. 포맷이 재미있고 우리 멤버들이 이걸 살릴수 있다면 확신이 생기면 믿고 가면 된다고 본다.


● '런닝맨'도 결국 캐릭터 쇼,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이: '런닝맨'은 분명히 장수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일곱 멤버에 대해서는 반의 반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선 '런닝맨'에서 리얼함을 강조하고 싶다. 일곱 멤버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해가 지날수록 변화하는 '런닝맨' 멤버들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 제작진인 우리도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정: 멤버들의 캐릭터는 우리가 던져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풀어놓고 더 많은 모습을 끌어내고 거기에 맞게 만들어 주는 일이다. 나 또한 그동안의 '런닝맨'이 멤버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드린게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마치 잘 짜여진 도식을 보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이제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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