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전효성을 이대로 보내지 말아주오

입력 2016-03-29 2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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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성, 사진|동아닷컴DB

'솔로가수 전효성'은 이제 그리 어색한 이야기가 아니다.

2014년 5월 싱글 'TOP SECRET'으로 솔로가수 명함을 내민 전효성은 2015년 5월에도 미니앨범 'FANTASIA'로 활동을 펼쳐, 이번 '물들다 : Colored'가 벌써 세 번째 솔로활동이다.

'물들다 : Colored'는 전효성의 팬이라면 더욱 반가울 만한 앨범이다. 최근 전효성은 MBC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며 예능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데다가, 소속그룹 시크릿이 2014년 8월 'SECRET SUMMER'의 이후 컴백 소식이 요원한 상황에서 그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신곡 활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다르게 '물들다 : Colored'의 성적은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물들다 : Colored'의 타이틀곡 '나를 찾아줘'는 29일 오후 7시 기준 엠넷 31위, 몽키3 46위, 소리바다 53위, 벅스 65위, 올레뮤직 87위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멜론과 네이버뮤직, 지니뮤직에서는 아예 10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성적은 단순히 전효성이라는 가수의 인기 혹은 기대치 낮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전작 'Good-Night Kiss'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컴백한 시크릿보다 오히려 더 높은 성적을 거뒀으며, '반해'로 활동할 때도 준수한 음원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효성은 '진짜 사나이'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호감도도 상승하고 있기에 지금의 성적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를 두고 '이것이 현실'이라고 해버리면 딱히 부정하기는 힘들다. 다만 전효성의 입장에서 보면 '전효성이기 때문에' 겪어야하는 억울한 부분은 존재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전효성은 가수로서의 존재감보다, 비주얼적인 존재감이 큰 스타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효성이라고 하면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여기에 따른 섹시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지, 그녀가 어떤 노래를 부르는 지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전효성, 사진|동아닷컴DB


어찌됐든 전효성에 이런 비주얼적인 대한 관심이 무대, 뮤직비디오로 이어지고, 또 노래에 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하지만, 어느덧 데뷔 8년차를 맞이한 전효성이 지금까지의 이미지와 사람들의 인식을 뒤엎을만한 대변신은 어렵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공식도 이제는 기대하기 힘들다.

또 전통적으로 전효성의 경우 2~30대 남성팬들에게 주로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음원차트의 주 이용층이 10~20대 여성들이라는 점 역시 전효성에게 불리한 요소이다.

자신에 대한 이런 인식은 전효성 본인도 알고 있다. 전효성은 28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전효성하면 섹시, 몸매 그런 부분에 많이 부각되는데, 사실 나도 원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하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그런 이미지때문에)가수로서의 모습이 잘 안보이는 건 아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전효성이 선택한 길은 좌절이 아닌 도전과 정면승부였다. 전효성은 "요즘에는 오히려 천천히 나의 숨겨진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다. 나는 보컬에도 관심이 많고 작사에도 관심이 많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지금은 나에 대한 그런 이미지가 강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가수로서도)좋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가수로서의 역량을 점점 더 보여줄 것을 다짐했다.

실제로 '나를 찾아줘'는 전효성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으며, 솔로곡 중에서 처음으로 보컬 애드립 파트가 포함되기도 했다. 또 수록곡 'Dear Moon'을 통해서는 발라드에 도전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데뷔 8년차에 이런 도전들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효성이 솔로가수로 활동한 건 이제 3년차이며, 또 역으로 8년차 가수임에도 가수로서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격려해줄만한 일이다.

'물들다 : Colored'의 타이틀곡 '나를 찾아줘'는 새로운 나를 찾아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실제 전효성 본인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전효성은 "지금 행복하지 않아서 행복해지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번 솔로 앨범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작업을 할 때 작곡가 오빠들한테 '행복의 기준이 성공이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 말을 듣고 머리가 띵했다. 난 원래 명예욕도 있고 해서 성공을 하고 싶어하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맛있는 식사를 하고, 이렇게 쇼케이스를 하고, 또 나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와주는 것도 큰 행복이었다. 그런 작은 걸 놓치고 있던 것 같다. 순간 순간을 즐기는 게 가장 큰 행복인 거 같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서 밝은 미래가 된다고 본다"라고 이번 솔로 앨범에 담긴 의미를 밝혔다.

즉 꾸준히 도전하고 발전을 거듭해 자신의 노래를 통해 행복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은 전효성의 마음이 담긴 앨범이 '물들다 : Colored'인 셈이다.

물론 그 결과물이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아쉬운 점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물들다 : Colored'는 전효성이라는 가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앨범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 차트에서 떠나보내기 아쉬운 이유이다.

전효성, 사진|동아닷컴DB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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