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롯데마트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짜릿한 18번홀(파5) 샷이글로 양수진과 이승현을 2타차로 따돌리고 74개 대회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장수연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KLPGA
74개 대회 만에 프로 데뷔 첫승 감격
“더 이상 불운은 없다.”
‘불운의 골퍼’ 장수연(22·롯데)이 극적인 이글 한방으로 6년 전의 아픔을 씻고 프로 데뷔 첫 우승에 성공했다.
장수연은 10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스카이·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총상금 6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에 버디 7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친 장수연은 3년 만에 우승을 노린 양수진(25)과 이승현(25·이상 11언더파 277타)의 추격을 2타 차로 뿌리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1위(1억8623만원)로 올라섰다.
73전 74기. 우승까지 긴 시간이 걸렸지만, 사실 장수연은 지금보다 수월한 프로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6년 전, 불운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2010년 현대건설여자오픈에서 우승 퍼팅까지 마쳤지만, 15번홀에서 어프로치 하던 중 캐디를 하던 부친이 바닥에 내려 둔 가방과 클럽이 홀을 향하고 있어 샷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골프규칙 8조2항)로 2벌타를 받고 연장전에 끌려갔다. 어리둥절한 장수연은 결국 우승컵을 놓쳤고, 당시 상황은 지금까지도 오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2013년 프로 데뷔 이후엔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다. 첫해 롯데마트여자오픈과 2014년 삼다수마스터스, 2015년 비씨카드 레이디스컵까지 해마다 한번씩 준우승했다.
장수연은 “(양)수진언니와 엎치락뒤치락하다보니 마지막 홀에 앞서 승부를 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글이 성공된 순간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뻐했다. 장수연은 14일부터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 롯데챔피언십에 초청 출전한다. 한편 2012년 김효주에 이어 4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을 노린 최혜진(16)은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서귀포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