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날, 보러와요’의 주역들-영화 ‘시간이탈자’의 주역들(오른쪽). 동아닷컴DB
中 화처미디어는 시나리오 국내 공모전도
한국과 중국의 영화 제작 경계가 낮아지면서 합작영화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획부터 두 나라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하는 ‘투 트랙 전략’을 시도하는 한편,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직접 발굴하려는 중국 투자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강예원 주연 ‘날, 보러와요’와 임수정의 ‘시간이탈자’는 중국에서 리메이크된다. 두 편 모두 기획단계에서 이미 판권을 중국에 수출했다. 서로 취향이 다른 두 나라 관객을 겨냥한 시도다.
‘날, 보러와요’ 중국판은 올해 하반기 현지 개봉한다. 현지 제작배급사인 치전대지가 일찌감치 판권을 구입해 제작을 시작했다. 한국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오직 소재의 경쟁력에 거는 기대감이다. ‘날, 보러와요’ 제작사 오에이엘 관계자는 “시나리오의 완성도에 대한 현지 투자사의 신뢰가 컸다”고 밝혔다.
‘시간이탈자’도 비슷한 방식이다.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신작으로, 촬영 직후 중국 리메이크가 확정돼 현재 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곽 감독은 “중국 관객에 맞는 시나리오 각색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콘텐츠로 한국과 중국을 나란히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넘어 더욱 적극적인 제작방식도 자리 잡아가고 있다. 중국 영화 투자사의 공격적인 움직임과 함께 ‘넓은 시장’을 목표로 하는 젊은 영화 인력이 늘어나면서 맞는 변화다.
중국의 제작사인 티엔이는 한국의 신예 연출자인 은오 감독이 준비하는 영화 ‘가위’의 제작비를 투자한다. 영화는 SF와 판타지 로맨스가 결합된 3부작 시리즈로, 꿈과 현실 등 무의식의 세계를 그린다. 티엔이의 우이 대표는 “독창적인 시나리오와 감독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표적인 미디어그룹인 화처미디어 산하 영화사인 화책연합은 국내에서 총 상금 1억원을 내걸고 이달 30일까지 시나리오 공모전을 진행한다. 한국과 중국에서 극장 개봉할 수 있는 장편영화 등 순수 창작 시나리오 발굴을 목표로 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