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권 “‘쿡방’ 긍정적, 셰프들 대중과 소통하는 것 좋다”

입력 2016-04-11 1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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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이 화보를 통해 상반된 매력을 뽐냈다.

한국 셰프 중 유일하게 해외 호텔에서 초청을 받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요리 갈라쇼를 하는 에드워드 권과 bnt 뉴스가 만났다. 특유의 유쾌한 에너지를 뽐냈던 그와의 화보 촬영은 총 두 가지 콘셉트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가장 자연스럽고 잘 어울리는 조리복을 입고 프로다운 모습을 한껏 드러냈다. 위트 있는 표정과 포즈를 취하며 촬영 현장을 유쾌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두 번째는 체크 셔츠와 슬랙스로 조리복을 입었던 모습과는 상반되는 댄디한 매력을 보여줬다.

이번 화보 촬영이 3년 만이라는 그는 “한국에 와서 자의적이던 타의적이던 간에 너무나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때만해도 셰프들의 방송 출연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방송에 출연했다고 인식이 박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쿡방’ 시대가 오면서 에드워드 권에도 여러 차례 요리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왔을 터.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내가 ‘연예인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방송 횟수도 급격히 줄였다. 어떤 프로그램은 7번이나 섭외 요청이 들어왔지만 거절했다. 방송을 아예 다 안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들에게 요리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거나 개인적으로도 배울 게 많았던 촬영에는 임했다”고 전했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에드워드 권이 요리사가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원래는 신부님이 되는 게 꿈이었다. 집안에서 반대가 심해 서울로 가출했다. 숙식이 제공되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도중 군대 갈 시기가 오더라. 군대를 가기 싫어서 대학에 들어갔다. 레스토랑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호텔조리과에 지원을 했고 가서도 요리사가 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불현 듯 이왕 할 거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마음을 달리 먹었다”고 답했다.

성공한 요리사로 불리는 그는 성공 비결에 대해 “예술 분야에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적어도 30%의 선천적인 재능을 타고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굳이 요리에 대한 선천적인 재능이 아니라 흔히 말하는 ‘끼’가 있었다고 생각 한다”며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두바이 ‘버즈 알 아랍 호텔’의 수석 총괄 주방장을 역임한 뒤 국내로 돌아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셰프라는 직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변화하기 위해서다. 외국에서는 셰프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이고 긍정적이다. 한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한 메신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국행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전했다.

해외에서 일했던 시절, 동양인으로서 힘들었던 점도 많았을 것이다. 그는 “‘김치 셰프’라는 무시 발언도 많이 들었지만 그 무시가 오히려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나를 채찍질하는 도구가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의 쿡방 열풍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대중들과 소통하는 것은 너무나 좋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실제 고객과의 거리가 멀어질 수 있는 단점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지금 방송에 나온 셰프들이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또한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는 “분식을 좋아한다. 쫄볶이나 라면 같은. 레스토랑에서 점심으로 직원들과 자주 시켜 먹는다”는 의외의 대답을 전했다.

많은 것을 이뤄냈지만 앞으로의 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식에 대한 존중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제이미 올리버나 고든 램지를 바라보는 시선처럼 인식을 변화 시키고 싶다. 해외와는 다르게 한국에서는 셰프들의 갈라쇼가 생소하지만 그런 축제의 장이 결국엔 ‘식문화’를 만든다. 그런 문화를 내가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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