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팁인] 대박용병 찾아 해외오지까지 출동…남자농구 비수기? 소리없는 전쟁

입력 2016-04-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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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안드레 에밋-오리온 조 잭슨(오른쪽). 스포츠동아DB

남자프로농구 구단들은 조용히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2015∼2016시즌이 3월말로 종료돼 4월은 ‘비수기’가 됐다. 지난해까지는 시즌 종료 직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려 선수들의 이동이 화두였지만, 올해 4월은 새로운 KBL 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해외에선 10개 구단 감독들과 스카우트들의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력의 50%에 이른다는 외국인선수를 물색하기 위해 치열한 정보전을 펼치고 있다. 이미 필리핀 프로리그를 참관하고 돌아온 팀도 있고, 13일부터 시작하는 미국 포츠머스 캠프를 둘러보러 출국하는 팀도 있다. 포츠머스 캠프에는 미국 대학졸업예정자 60여명이 참가하기 때문에 2016∼2017시즌 즉시전력감을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도 참가자들의 기량을 지켜보면서 스카우트 대상자들을 추려볼 수 있는 무대다. 일부 구단은 이동이 쉽지는 않지만 유럽까지도 날아간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흥미로운 장면도 연출된다. 유럽 오지에서 공교롭게 3개 팀 감독과 구단 관계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한 선수를 보기 위해 모인 적도 있다. 비밀스럽게 움직였지만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한 것이다. A구단은 1차로 비디오를 통해 기량을 확인한 선수를 직접 점검하기 위해 현지로 날아갔으나, 경기장이 변경돼 급히 차를 몰아 다른 경기장으로 간 사례도 있다. 경기장이 변경된 이유는 체육관 천장에서 물이 샜기 때문이다. 가장 난감한 상황은 스카우트 대상 선수가 부상 등의 이유로 5분도 뛰지 않을 때다. 그러면 해당 팀 감독과 스카우트는 어쩔 수 없이 기량을 확인하지 못한 채 귀국하기도 한다.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중 1명은 반드시 신장 193cm 이하로 뽑야 한다.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를 이뤘지만, 개인기술이 뛰어난 안드레 에밋(KCC)과 조 잭슨(오리온)이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한 까닭에 감독들의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에밋과 잭슨 같은 ‘대박 용병’을 선발하려면 열심히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다. 비시즌에 흘린 땀의 중요성은 선수들에게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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