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슈틸리케호, 일단 3승 쌓고 이란으로

입력 2016-04-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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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월드컵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상대 분석

이란 원정 어려움…초반 3경기 잡아야
우즈벡 지한파 경계·중국 공한증 여전
카타르 판정 변수·시리아 방심은 금물


축구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여정이 확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6위인 한국은 이란(42위), 우즈베키스탄(66위), 중국(81위), 카타르(83위), 시리아(110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호주(50위), 일본(57위), 사우디아라비아(60위), 아랍에미리트(UAE·68위), 이라크(105위), 태국(119위)이 묶인 B조보다는 경쟁이 덜할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12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최종예선 조 추첨식에 참석한 뒤 13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전력평준화로 B조보다 A조의 경쟁이 더 치열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올해 9월부터 내년 9월까지 한국과 마주칠 최종예선 A조의 상대국들을 분석했다. 각조 1·2위만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이란

한국과 조 1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악연의 상대다. 9승7무12패로 열세인 역대전적과 별개로 한국은 2012년 이후 이란에 3연패를 기록 중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취임 초인 2014년 11월 테헤란 원정 평가전에서 이란에 0-1로 패한 바 있다. “이란과 첫 대결이 4차전(10월 11일)이므로 앞선 3경기를 잘 치러 부담 없이 원정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 슈틸리케 감독처럼 이란 역시 한국이 껄끄럽다. 이란 사령탑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은 “같은 조의 모두를 조심해야 하지만 가장 큰 라이벌은 한국”이라고 밝혔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수석코치를 지내며 박지성(은퇴)과 함께 한 케이로스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를 날려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러한 ‘반(反) 이란’ 정서를 의식한 듯 “이란 원정의 악연을 끊을 때가 왔다”고 선언했다.

이란은 아시아 2차 예선(D조)에서 6승2무(승점 20)의 호성적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최종예선에 합류했다. 특히 전방위적인 막강한 화력이 강점이다. 2차 예선에서 무려 26골(3실점)을 뽑았다. 하지 사피, 아미리, 헤이다리, 쇼자에이, 아즈문 등이 핵심 멤버로 활약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도 우리에게는 상당히 익숙한 상대다. 2002한·일월드컵, 2010남아공월드컵을 제외한 최근 3차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모두 만났다. 1998프랑스월드컵, 2006독일월드컵,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격돌했다.

그래도 우리로선 좋은 추억이 가득하다. 첫 만남이었던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0-1 패배를 당한 이후 12경기 연속무패(9승3무)다. 특히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2차례 격돌에선 모두 자책골을 기록하는 등 한국에 유독 약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전부 원점이다. 지난해 여름 선임된 삼벨 바바얀 감독이 이끄는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 2차 예선 H조에서 7승1패(승점 21)로 1위를 차지했다. 20득점(7실점)을 올리며 북한의 거센 추격을 따돌렸다. K리그에서 오랫동안 뛰어 ‘지한파’로 알려진 제파로프 외에 아흐메도프, 데니소프, 라시도프, 카시모프 등 낯익은 이름들이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중국

모든 스포츠에서 강세를 떨치는 중국이지만, 축구는 영 답답하다. 중국정부가 축구개혁을 주도하며 “2050년까지 최강국이 될 것”이라고 선언한 것 역시 축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중국은 한국이 굉장히 불편하다. 승승장구하며 아시아 2차 예선을 가볍게 통과한 한국과 달리 중국은 지옥 문턱까지 갔다가 어렵게 최종예선에 올랐다. 카타르에 이어 C조 2위(5승2무1패)로 턱걸이했다. 특히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홍콩의 도전에 휘말려 2차례나 비긴 기억은 치욕 중의 치욕.

중국 가오홍보 감독은 “이란과 한국이 최강”이라며 현실적인 전략 마련을 예고했다. ‘공한증’이란 표현처럼 실제로 중국은 한국축구에 엄청난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다. 역대전적 17승12무1패로 한국의 일방적 우세다. K리그에서 뛴 황보웬, 펑샤오팅 등을 비롯해 우레이, 장린펑, 정쯔, 유다바오, 왕용포 등이 주축이다.



카타르

카타르는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중국을 따돌리고 C조 1위(7승1패)로 최종예선에 안착했다. 홍콩과 2위 경쟁을 벌인 중국보다 훨씬 수월한 여정을 보냈다. 카타르가 국제대회를 자주 개최해 우리에게는 익숙한 편이나, 의외로 많은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7번 맞붙었을 뿐이다. 4승2무1패로 한국이 앞선 가운데, 가장 최근의 격돌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성사됐다. 당시 한국은 이란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카타르에는 비교적 쉽게 승점 3을 땄다. 2전승.

그러나 이번에는 주의할 변수가 있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이라 평소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도전해올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축구에서 중동은 큰 권력을 쥐고 있어 심판판정 등 미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호세 다니엘 카레뇨(우루과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카타르는 퀸타나 등 주축 여럿이 스포츠비자를 받아 거주하는 귀화선수다.


● 시리아

아시아 2차 예선 E조에서 시리아는 일본에 이어 2위(6승2패)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내전으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큰 성과를 일궜다. 특히 시리아는 홈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2차 예선 때도 오만에서 홈 4경기를 소화했다. 한국은 9월 1일 중국전(홈)을 치르자마자 시리아 원정(9월 6일)을 소화해야 하는데, 제3국 원정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역대전적 3승2무1패로 한국이 앞선 가운데, 월드컵 예선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리아는 최근 깜짝 이슈로 이목을 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차기 사령탑 후보인 주제 무리뉴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제안했다. 무리뉴 감독이 거절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제안을 할 정도로 시리아인들의 축구 사랑은 대단하다. 칼라시, 카르빈, 말키, 미다니 등이 경계대상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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