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외쳐 갓경규”…이경규가 하면 독설도 다르다

입력 2016-04-1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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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사이다 토크였다. 이경규의 솔직한 토크가 지난해 MBC ‘무한도전’ 예능 총회에 이어 또 한번 터졌다.

이경규는 15일 방송된 KBS2 ‘나를 돌아봐’에서 박명수와 ‘호통 개그맨’ 자리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도경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으며 하차 의사를 밝힌 장동민은 풀샷과 웃음 외에는 볼 수 없었다.

이경규는 초반부터 박명수에게 소리를 버럭 지르며 신경전을 벌였다. 그는 박명수가 “35년 된 이경규는 이제 떠나야 한다. 언제까지 이경규식 호통 개그에 매달려 있을 것이냐”고 어필하는 와중에도 더욱 센 호통으로 한순간도 지지않았다.

이날 이경규의 호통과 독설은 의외로 박명수와의 대결이 아닌 주요 예능인에 대한 평가에서 빛을 발했다. 이경규는 유재석 신동엽 김구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MC들을 평가하는 코너에서 시청자들이 공감할만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먼저 유재석에 대해 “진행을 못한다고 할 수는 없다. 유재석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끌어내는 전형적인 진행형의 스타일”이라고 추켜세우면서도 “다른 사람이 잘해도 ‘유재석이 진행을 잘해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재석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라나지를 못한다”고 밝혔다.

박명수는 사심을 가득 담아 “유재석은 천재다. 잘하는 건 인정해줘야 한다. 지켜본 결과 상당히 부지런하다. 그는 방송 밖에 할 게 없다. 이경규는 술도 마시고 자기 생활을 즐기지만 유재석은 그 시간에 TV 모니터링을 하더라”고 높이 평가하는 동시에 “‘무한도전’을 10년 넘게 하고 있는데 내가 방송이 안 는다. 나에게 진행을 맡긴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잠시 쉬었던 이경규의 독설이 풀가동됐다. 이경규는 바로 “그건 느는 게 아니라 네 한계가 거기까지 인 것”이라고 거침없이 직언했다.

이경규는 신동엽에 대해서도 “자기 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자신의 분량을 확보한다. 그와 같이 하면 손해 보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김구라는 전형적인 농약 개그다. 주위 잡초를 다 죽여버린다. 김구라는 출연자를 살리기도 하고 완전히 가게 하기도 한다. 살아나는 경우는 30% 정도다. 그래서 무덤덤한 김국진이 살아남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경규는 “김성주와 전현무는 중계형 진행 스타일이다. 두 사람은 양으로 승부해서 목이 많이 아플 것”이라고 말했으며 “김병만은 거의 원시인이다. 그만의 특화된 장기가 있다”며 “윤종신은 깐족거리는 스타일이다. 머리가 좋은 친구인데 그를 상대했다가는 내가 죽는다. 깐족거릴 때 쳐다도 안 보고 말도 안 섞어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저 뱉는 말 같은데도 묘하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평가였다.

이경규의 독설은 선후배를 따지지 않았다. 이경규는 “조영남 선배가 ‘나를 돌아봐’ 녹화할 때 길거리에서 제작진에게 혼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길거리에서 저러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MBC ‘무한도전’ 예능 총회 출연 범람하는 쿡방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면서도 연예계에 대한 정확한 ‘진단’으로 시청자들의 공감과 지지를 한몸에 받은 이경규. 이날 ‘나를 돌아봐’에서 보여준 이경규의 사이다 발언들은 폐지 논란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흙 속의 진주’ 같았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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