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임수정 “1년 늦은 개봉, 지금보다 어려 보여 좋다”

입력 2016-04-18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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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촬영한지 1년 만에 나왔어요. 2014년 10월에 크랭크인해서 2015년 2월초에 크랭크업했거든요. 조금 더 빨리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후반작업이 길어졌다고 들었어요. 배급은 배우 역량에서 벗어난 부분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그래도 조금이라도 어린 모습이니까 마치 지금인 마냥 할 수 있는 게 좋긴 해요. (웃음)”

배우 임수정이 영화 ‘시간이탈자’로 돌아왔다. 일명 ‘감성스릴러’ 장르를 표방하는 이번 작품에서 임수정은 배우 조정석, 이진욱과 함께 출연해 남다른 호흡을 과시했다.

‘시간이탈자’는 1983년에 사는 지환(조정석 분)과 2015년에 사는 건우(이진욱 분)이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두 사람은 꿈속에서 윤정(임수정 분)의 죽음을 미리 알게 되고 그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2014년에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진짜 재밌고 신선했어요. 아무리 장치적인 역할일지라도 남자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좋은 동기부여를 해주는 역할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감독님이 캐스팅을 제의했을 때 정중하고 조심스러워 하셨어요. 촬영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는 지금껏 해왔던 영화들 중 손에 꼽힐 만큼 좋았어요. 감독님을 중심으로 팀워크와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영화 ‘시간이탈자’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으로 사랑받은 곽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최근까지 중국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곽재용 감독의 한국 복귀작이기도 하다.

“감독님이 여배우에 대한 애정 표현을 자주하세요. 극중 캐릭터까지 사랑해 주시는 분이셔서 그런지 감독님의 로망을 80년대의 윤정 캐릭터에 담으셨어요. 의상부터 헤어스타일까지 되게 꼼꼼하게 체크하고 정하셨어요. 저 역시 캐릭터에 많은 애정을 갖고 이미지에 맞는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임수정은 이번 작품에서 1983년과 2015년을 각각 살아가는 윤정과 소은 역을 맡았다. 1인 2역으로 출연하는 임수정은 영화 전면에 나서는 대신 남자주인공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과거와 현재의 캐릭터를 비슷한 듯 다르게 보여주는 것이 주된 연기의 포인트였다.

“감독님이 다른 캐릭터라도 너무 다르게 연기하지 말라고 했어요. 감독님의 의도 덕분에 연기가 너무 다르지 않게 나왔죠. 여성들이 갖고 있는 판타지 있잖아요. 생을 넘어선 사랑 같은 부분이요. 감독님의 전작들을 보면 그런 감정이 많이 묻어나요. 항상 ‘연세에 비해 소년 같으시다’고 얘기할 정도로 남다른 감성을 갖고 계셨어요. 그런 감정들을 영화에 꼭 녹이고 싶어 하셨고요.”


연기를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움이 됐던 부분은 바로 시대적 배경이었다. 1983년과 2015년을 오고가며 시대적으로 달라진 여성상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어린 시절을 전부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 속 83년도의 정서와 완전히 동떨어져있다고 느끼진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시대 사랑스런 여성상을 그릴 수 있었죠. 결혼을 앞두고 사내연애를 하는 행복한 상황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반면에 2015년 연기를 할 땐 조금 더 활발하고 솔직한 여성을 연기했어요. 이진욱 씨가 데이트 신청을 하는 대사에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장면은 과거의 여성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니까요.”

극중 함께 호흡을 맞춘 조정석과 이진욱은 임수정의 연인으로 출연했다. 실제 나이가 각각 한 살 차아에 불과한 이들은 현장에서 친한 남매처럼 지냈다.

“이번에 만난 두 배우들이 너무 좋았어요. 두 분 다 인성이 좋고, 진지하면서 유쾌했어요. 현장에서 매너나 에티튜드도 좋고 상대배우랑 호흡도 잘 맞추더라고요. 무엇보다 연기도 너무 열심히 잘해요. 아무래도 다 또래라서 그런지 두 분이서 형제처럼 지내더라고요. 두 분의 캐릭터 자체가 서로 다른 시대 인물이라 각각의 매력이 있어요. 정석 씨와 연기를 할 때는 행복한 장면임에도 아련하고 슬픈 느낌이 있었죠. 반면에 진욱 씨와 할 때는 함께 사건을 풀어가는 긴장감 넘치는 과정에서 설렘과 동시에 친구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13일 개봉한 ‘시간이탈자’는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누적 관객 54만을 넘어서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어느덧 데뷔 16년차 배우 임수정에게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솔직히 흥행부담은 전혀 없어요.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좋겠어요. (웃음) 사실 작품의 성패를 떠나서 만든 사람의 노고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못해도 손익분기점만 해준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이상의 것은 흐름을 타고 쭉 가는 약간의 운이 필요한 것 같아요. 경력도 쌓이고 나이도 들다보니 함께 만드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돼서 제작자를 좀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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