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diary][영화리뷰] SWOT으로 보는 ‘위대한 소원’

입력 2016-04-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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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대한 소원’. 사진제공|브레인샤워

‘소원’은 그 자체로 위대하다. 이뤄질 가능성보다 이뤄지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몸이 굳는 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고환(류덕환)의 소원은 ‘어른’이 되는 일. 병원에 입원한 신세여도 혈기왕성한 고등학생답게 여자를 향한 호기심을 주체하기 어렵다. 곁에는 ‘절친’ 남준(김동영)과 갑덕(안재홍)이 있다. “내일 당장 죽어도, 어른이 되고 싶다”는 고환과 친구들은 발칙한 여정을 시작한다. 20일 개봉하는 ‘위대한 소원’(감독 남대중·제작 브레인샤워·15세 관람가·사진)이다.


● STRENGTH(강점)…웃고 싶다면

기발한 발상으로 이야기를 채운 유쾌함이 최대 무기. 규모와 상관없이 ‘감각’으로 관객을 자극할 수 있는 코미디 장르의 강점이 관객과 통한다면 흥행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패러디도 수준급. 일본만화 ‘슬램덩크’와 영화 ‘달콤한 인생’, 고전 ‘심청전’을 적절히 녹여 넣어 웃음의 밀도를 높였다. 완벽하게 짜 맞춘 코미디는 절대 흉내낼 수 없는, ‘허’를 찌르는 유머로 꽉 찼다.


● WEAKNESS(약점)…‘스물’의 고교생 버전(?)

김우빈 주연의 ‘스물’을 연상케 한다는 의견. 고교 동창 3명이 겪는 ‘지질한 성장기’라는 설정 탓이다. 개봉 전 열린 시사회를 통해 나온 주된 평가는 “‘스물’ 이후 볼 만한 코미디가 나왔다”는 반응. ‘득’과 ‘실’이 분명하다. 300만 관객이 선택한 ‘스물’과 비교가 온전한 후광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두 편에 모두 출연한 안재홍은 “말 그대로 ‘골’ 때리는 영화”라는 설명과 함께 ‘위대한 소원’에 손을 들어줬다.


● OPPORTUNITY(기회)…3색 하모니

만약 제작진이 주인공을 다시 캐스팅한데도 지금과 같은 ‘3색 앙상블’을 다시 찾기는 어렵다. ‘훈남’보다 ‘흔남’에 가까운 외모의 소유자들이라 더 정이 간다. 10년 넘도록 연기 활동을 해온 ‘내공’의 소유자들이기도 하다. 특히 ‘웰컴투 동막골’ ‘우리동네’에서 활약한 류덕환은 29살이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10대 사춘기 소년의 모습 그대로다. 30살 안재홍 역시 설명이 필요 없는, 최적의 캐스팅이다.

● THREAT(위협)…아쉽다, ‘티켓파워’

관객을 어떻게 극장으로 끌어들이냐가 관건. 일단 본 사람들은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영화다. 하지만 관객을 극장으로 ‘유혹’할 만한 결정적 ‘한방’이 부족하다. 특히 ‘티켓파워’를 갖춘 배우의 부재가 꽤 아쉽다. ‘입소문’으로 영화를 알리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확실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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