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틴, 사진|플레디스
세븐틴은 24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첫 정규앨범 'Love&Letter'의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갖고 컴백 첫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취재진 앞에서 세븐틴은 'Love&Letter'의 타이틀곡 '예쁘다'와 수록곡 '엄지척'의 무대를 선보였고, 변함없이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했다.
세븐틴은 여러모로 재미있는 그룹이다. 일단 현재 활동하는 보이그룹중 가장 많은 멤버수를 자랑하는 것과, 본인들이 음악과 안무 모두를 책임지는 '자체 제작돌'이라는 점도 큰 특징이다.
그리고 이런 특징으로 인해 세븐틴에게는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외부 작곡가에게만 맡긴 곡이 없다. 실제 지금까지 선보인 세븐틴의 음악은 우지를 필두로 모두 멤버들이 직접 만들어낸 것들로, 이번 정규앨범에 들어와서야 세븐틴의 멤버가 작곡에 참여하지 않은 곡('유행가', 'Say Yes')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에 대해 승관은 "대선배가 준 곡이라서 같이 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영광이다. 솔직히 대선배들이고, 우리끼리한 게 아니라 다른 선배들과 처음 작업을 한거라 떨리긴 했는데, 잘한다고 칭찬도 많이 해줘서 자신있게 할 수 있었던 거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세븐틴에게 없는 두 번째는 백댄서다. 13명이라는 대규모 그룹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화려하고 역동적인 안무는 세븐틴의 전매특허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븐틴은 데뷔 이후 모든 무대를 멤버들만의 힘으로 꾸며가고 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예쁘다' 역시 호시와 안무가 최영준이 함께 만든 것으로 호시는 "(최영준과)소파에 앉아서 와플을 먹다가 발장난을 치는데, 이걸 안무로 하면 재밌을 거같았다. 그래서 이를 시작으로 전체적인 안무를 만들어냈다"라고 '예쁘다'의 퍼포먼스의 탄생 배경을 밝혔다.

세븐틴, 사진|플레디스
세븐틴의 이런 특징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보이그룹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멤버수가 10명이 넘어가는 대규모 그룹은 존재했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그룹은 세븐틴이 처음이며, 또 세븐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그 독특함으로 인한 일시적 이슈가 아니라 꾸준히 그 세를 키워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세븐틴 스스로는 자신들의 인기 상승 요인으로 "우리끼리 모여서 항상 노래하고 안무를 하는게 장점인거 같다. 더 잘 돼야지 하는 게, 욕심이라기 보다 멤버들과 함께 한다는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 그런 모습을 팬들이 더 사랑해 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물론 이런 아름다운 이유도 존재하겠지만, 세븐틴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데에는 좀 더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
일단 13명이라는 멤버는 흔히 말하는 '개인 취향'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다. 이는 이전에 엑소에서도 비슷하게 보인 현상으로, 엑소가 데뷔할 당시 '어떤 스타일을 좋아할 지 몰라서 전부 준비했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던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그렇다고 단순히 멤버의 수로 인기를 끌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븐틴이 사람들의 관심을 애정으로 바꿀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음악과 퍼포먼스다.
세븐틴의 팬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세븐틴의 음악은 13명이라는 대규모의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멤버가 균등한 파트 배분을 보여준다. 또 이 때문에 브레이크 타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도 세븐틴 음악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것은 기존의 아이돌 음악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세븐틴만의 음악색으로 자리잡고 있다.
퍼포먼스 역시 세븐틴의 강점이다. 13명이라는 인원을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구성되는 퍼포먼스는 세븐틴의 누구라도 쉽게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즉 세븐틴은 그야말로 '보이그룹의 최종 진화 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대규모 보이그룹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장점이 극대화된 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말했든 세븐틴은 가요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형태와 특징들을 지닌 신개념 그룹이다. 또 이런 세븐틴이 인기를 얻고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는 건, 이미 포화상태라는 보이그룹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호시는 가장 듣고 싶은 말로 "세븐틴스럽다"를 꼽았다. 꼭 세븐틴이 아니더라도 이후 가요계에는 '세븐틴스럽다'라는 수식어를 바라는 그룹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븐틴, 사진|플레디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