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유재석, 月 예능과의 악연 끊었다

입력 2016-05-10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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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반드시 동시간대 1위를 만들겠다”는 유재석의 강한 의지가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까지 미친 것일까?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가 지난 9일 시청률 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경쟁작 KBS2 ‘안녕하세요’(4.8%)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국민MC 유재석은 MBC ‘놀러와’ 폐지 후 4년 만에 월요일 밤 예능 시청률 정상을 탈환했다.

유재석은 올 초 SBS ‘힐링캠프’가 폐지되면서 ‘동상이몽’ MC 자격으로 월요일 심야 토크쇼로 돌아왔다. 모순적이게도 유재석과 월요일 예능 사이의 악연은 ‘힐링캠프’가 시작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재석과 김원희의 '놀러와'는 2004년 방송된 이후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KBS2 ‘안녕하세요’(2010)와 SBS ‘힐링캠프’(2011)가 등장하면서 방송 3사는 토크 예능으로 동시간대 경쟁을 벌이게 됐다. 결국 MBC 장수 토크쇼 ‘놀러와’는 ‘안녕하세요’와 ‘힐링캠프’의 신선함을 이기지 못했고 유재석이라는 국민MC 브랜드로도 2012년 프로그램 폐지라는 쓴 맛을 봐야했다.

‘놀러와’가 폐지된 해인 2012년, 유재석은 ‘SBS 연예대상’에서 "이경규 선배님, 신동엽 형 프로 때문에 내가 편하게 월요일에 쉬게 됐다. '런닝맨' 다음날 녹화하는 게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달리겠다"고 의미심장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폐지의 아쉬움을 특유의 유쾌함으로 갈음한 유재석은 4년 만에 월요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으로 돌아왔고, 유재석의 ‘동상이몽’은 편성 변경 2개월여 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SBS ‘동상이몽‘ 유재석. 사진제공=SBS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 프로그램이다. 다수의 방송을 통해 익히 알려진 유재석의 포용력과 가끔은 도발하는 그의 개그감이 ‘동상이몽’을 휴먼 예능으로 만들며 온 가족이 볼만한 프로그램으로 가치를 높인다. 예능 대세 김구라와 유재석의 치고받는 조합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프로그램 구성과 취지 자체는 훈훈하나 ‘동상이몽’의 상승세에는 유재석 이름 세 글자가 지니고 있는 신뢰가 지대하게 작용했다. 월요 예능 경쟁작 ‘동상이몽’과 ‘안녕하세요’는 시청자의 참여와 고민 상담이라는 동일한 콘셉트로 이뤄진 프로그램이고, 결국 시청자의 선택 조건은 오로지 진행자에 달려있는 셈이다. 더욱이 같은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맞붙는 만큼 한 번 우위를 차지한 쪽이 승기를 유지하기 쉬운 구조인데 ‘동상이몽’은 ‘안녕하세요’가 지배하던 월요일 밤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재석의 입에서 "시청률 1위"라는 말이 나왔을 때 모두가 놀랐다. 유재석이 국민MC 자리에 있는 만큼 뱉은 말을 수습해야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스스로 등에 업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재석에 관한 건 모두 기우에 불과하다. 그는 공약을 기가 막히게 잘 지키는 사람이었다. ‘동상이몽’의 상승세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다양한 가족들의 사연으로 감동을 주고 있는 ‘동상이몽’은 매주 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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