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 “10만 범죄자 처형해 물고기밥으로 던질 것”

입력 2016-05-10 11:3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 “10만 범죄자 처형해 물고기밥으로 던질 것”

치안 부분을 향한 과감한 공약을 내세워 ‘필리핀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이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필리핀은 지난 9일 정·부통령, 상원의원 12명, 하원의원 297명, 주지사 81명 등 총 1만8000여 명의 공직자와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했다.

10일 AFP통신은 이날 오전 89%의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두테르테 시장이 38.6%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마누엘 로하스 내무장관이 23.12%로 2위,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이 21.76%로 3위를 기록했다.

두테르테 시장은 이날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자 “겸손하게 유권자들의 뜻을 받아들인다”며 “깨어 있는 시간을 물론, 잠자고 있을 때나 국민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력한 경쟁상대로 꼽혔던 그레이스 포 의원은 표차가 크게 벌어지자 “두테르테의 당선을 축하하고 우리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앞서 두테르테 후보는 취임 6개월 내에 범죄를 근절할 것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워 범죄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그는 범죄 척결에 있어서 필리핀 국민들에겐 솔깃한 공약을 제시해 지지를 얻었지만, “범죄자 10만 명을 처형한 뒤 마닐라만에 던져 물고기가 살찌게 하겠다”는 등 극단적인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었다.

그는 또 욕설과 여성 비하 발언까지 서슴지 않아 현 정부와 인권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편 필리핀 국민들이 두테르테에게 지지를 보낸 건 기존 집권당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사법 체계보다 감정적인 대응을 앞세운 두테르테 성향 때문에 필리핀이 또 다시 독재의 길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