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제3의 사랑’ 감독이 밝힌 송승헌♥유역비 커플

입력 2016-05-1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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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중국 영화 ‘제3의 사랑’이 베일을 벗었다.

‘제3의 사랑’은 사랑을 원하는 남자 임계정과 사랑은 필요 없다고 믿는 여자 추우의 운명 같은 만남과 비밀스럽고 애틋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가 개봉 전부터 국내 관객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송승헌과 더불어 그의 여자친구 유역비가 출연했기 때문. ‘제3의 사랑’에서 멜로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이 작품을 계기로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

역시 ‘현실 커플’ 답게 송승헌과 유역비의 극 중 멜로는 실제인지 연기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애틋했다. 두 사람을 촬영 내내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연출자 이재한 감독은 어땠을까. 이 감독은 10일 오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연출 소감과 현장 에피소드 등을 전하며 두 사람의 열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하 이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제3의 사랑’ 촬영 당시 송승헌 유역비 사이의 이성적인 감정을 알아봤나.

A.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할 것 같은 징후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나도 스캔들 터지고 알았다. 두 사람의 파파라치 영상에 내가 많이 나오더라. 두 사람 다 개별적으로는 ‘스캔들 터지기 전에 말 안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하지만 내가 알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둘의 사랑을 축복해줬다. 송승헌과 유역비의 열애는 두 사람의 사생활이고 소중한 감정이라 존중하고 싶다. 두 사람의 소식에 나도 기뻤다.


Q. 송승헌과 유역비를 캐스팅한 이유는.

A. 송승헌과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다. ‘제3의 사랑’ 원작 소설 속 임계정 캐릭터는 귀족적인 분위기가 나는 재벌 2세였다. 보면서 송승헌이 바로 떠오르더라. 그는 격이 있고 귀티 나는 외모와 매너를 가졌기 때문이다. 극 중 캐릭터와 잘 어울릴 것 같더라. 처음에 송승헌과 소설을 가지고 이야기했고 쉽게 캐스팅됐다. 나에게 안성맞춤 같은 배우였다. 송승헌 본인도 되게 좋아하더라. 중국 영화를 하고 싶어했는데 타이밍이 좋았다.

유역비가 연기한 극 중 캐릭터는 막 이혼한, 20대 초반의 강한 여성이었다. 20대 초반의 아름다운 여성을 고민했는데 나를 포함해 모두의 의견이 유역비로 모였다. 그래서 유역비에게 작품을 제의했는데 그도 큰 고민없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두 배우의 캐스팅은 운명적이었다.


Q. 유역비와 같이 작업한 소감은.

A. 나는 촬영 초기에 카메라와 렌즈 조명 등 모든 미장센을 정교하게 계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유연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더불어 배우가 어떤 성향인지를 최대한 빠르게 간파하려고 한다. 가령 첫 테이크의 연기가 좋은 배우가 있고 여러번 촬영해야 잘 나오는 배우가 있다.

유역비의 경우 연기할 때 지성보다는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배우였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다. 보통 동선을 잡고 계산에 따라 작업하는데 그대로 하니 유역비의 연기가 뒤엉키더라. 이 문제를 두고 유역비와 심도 있게 대화하면서 의견을 주고받았다. 촬영팀과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촬영 팀은 힘들었지만 작업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좋은 작업이었다. 유역비도 본인의 연기에 만족하더라.



Q. 동명의 중국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는데.

A. 우선 ‘제3의 사랑’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1억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원작 소설에 매력을 느꼈다. 첫 중국 작품인데 많은 팬을 보유한 작품으로 중국 관객들을 만나서 좋았다. 소설의 영화화를 통해 문화적으로 습득한 부분이 많았다. 즐거운 여정이었다고 생각한다.


Q. 중국에서의 반응은 어땠나.

A. ‘세련되고 도시적이다’ ‘낭만적인 영화’라는 반응이 많았다. 멜로적인 느낌을 관객들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 작품으로 중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주고 싶었다. 사랑이 무엇인지 밀도 있게 생각해주기를 바랐다. 좋게 본 분들은 그런 칭찬을 많이 하더라. 오늘은 좋은 말만 이야기해야할 것 같다(웃음).


Q. 송승헌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 같다. 더빙인가.

A. 맞다. 더빙이다. 촬영을 앞두고 송승헌이 몇 달 전부터 중국어 공부를 했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입모양이라도 맞추려고 했는데 그러면 발음이 너무 안 좋아질 것 같더라. 자칫 상대 배우의 감정까지 흐트러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감정을 택했다. 언어와 감정은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까. 송승헌의 감정의 동력을 이끌어 가려면 한국어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결론을 촬영 직전에 내렸다. 배우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연기하는데 잘 맞아떨어져서 찍는 내내 신기했다. 나중에 편집하면서 보니까 입 모양도 얼추 맞더라.

성우 때문에 내부적으로 논란이 많았다. 양조위의 더빙을 전문으로 하는 홍콩 출신 성우를 섭외했다. 목소리는 일치 하지 않았지만 감정을 잘 잡아내더라. 많이 신경 쓴 부분인데 중국 본토에서는 성우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Q. 송승헌 포함 모든 대사가 중국어다. 디렉션 과정에서 고충은 없었나.

A. 외국에서 산 경험도 있고 언어에 대한 직관적인 감각도 있다. 언어의 느낌에 기대서 작업했는데 이 감이 기여한 부분이 컸다. 그리고 언어 자문과 통역을 통해 철저히 작업했다. 일본 작품 ‘사요나라 이츠카’를 할 때도 이렇게 작업했는데 당시에도 ‘언어가 이상하다’는 평가는 듣지 않았다. 이번에도 내가 중국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서 잘 극복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작품은 급하게 진행해서 중국어를 잘 모른 채 진행했지만 앞으로도 중국 영화를 하려면 언어를 배워야 할 것 같다.



Q. 글로벌 프로젝트의 매력은 무엇인가.

A. 나는 독특한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다. 내 첫 작품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뉴욕에서 적은 돈으로 겨우 만든 인디영화였다. 두 번째 작품은 한국에서 찍은 ‘내 머릿속의 지우개’였다. 좋은 반응을 얻었고 성공했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일본에서도 잘됐다. 이를 토대로 일본에서 ‘사요나라 이츠카’를 찍었고 이후 전쟁 영화 ‘포화 속으로’를 작업했다. 그리고 우연히 ‘사요나라 이츠카’를 본 관계자들이 ‘제3의 사랑’을 제안해왔다. 일본 영화가 중국 영화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이다. 지금은 ‘인천상륙작전’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물론 한국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도 영광이고 좋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일본 중국 미국 등 더 많은 글로벌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으면 그것 또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한곳에 치우치지 않고 국제적으로 영화 작업을 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이 작업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에게 한마디 한다면.

A.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는 높다. 하지만 관객들의 선호도가 국내 메인 영화나 할리우드 메인 수입 영화에만 치우친 것 같다. K팝 아티스트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에 발맞춰 우리 관객들도 인도 프랑스 등 각국의 영화를 즐겨보면 즐거움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문화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다. 비단 ‘제3의 사랑’만이 아니라 중국 영화를 ‘경험의 차원’에서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외국 영화도 많이 봐서 풍성한 문화적 경험을 가져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미로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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