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diary] SWOT으로 보는 ‘엽기적인 그녀2’

입력 2016-05-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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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엽기적인 그녀2’의 한 장면. 사진제공|신씨네

견우가 돌아왔다. 배우 차태현도 그대로다.

12일 개봉하는 ‘엽기적인 그녀2’(감독 조근식·제작 신씨네)는 2001년 차태현과 전지현이 주연했던 1편을 잇는 속편이다. 영화는 견우(차태현)가 중심이다. 운명인줄 알았던 1편의 그녀(전지현)가 돌연 비구니가 돼 사라진 뒤 이야기. 중국으로 떠났던 어린 시절 첫사랑 그녀(빅토리아)와 만난 견우가 속전속결 결혼에 이르면서 겪는 ‘수난사’는 1편을 능가한다.

‘엽기적인 그녀’ 1편은 중국과 일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때문에 이번 2편은 아시아 관객까지 아우른다. 4월 중국 개봉 당시 7500여개 스크린에서 공개됐고, 태국과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9개국에도 판매됐다.

● STRENGTH(강점)…엽기적인 ‘신혼’

1편이 엽기적인 ‘연애’를 그렸다면 2편은 그보다 수위가 높은 ‘신혼’에 주목한다. 철부지 대학생이던 견우는 이제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나이 들어도 사람은 크게 변하지 않는 법. 엽기적인 그녀에게 사사건건 ‘당하는’ 견우의 처지는 여전하고, ‘웃픈’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그의 매력도 변함이 없다.

전지현을 잇는 여주인공 빅토리아는 영화에서처럼 실제로도 중국인이다. 빅토리아의 참여로 2편의 배경은 중국으로까지 넓어졌다. 한중 신혼부부가 겪는 황당한 상황이 연속해 펼쳐진다. 코믹 장치도 1편보다 많다.

● WEAKNESS(약점)…‘전지현이 없네’

‘엽기적인 그녀’는 1편의 성공 이후 수차례 후속편 제작을 기획해왔다. 규모와 소재, 제작 방식 등에 변화를 거듭하며 완성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관객의 선택을 결정지을 변수는 1편의 주인공 전지현의 부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엽기적인 그녀’를 상징하는 아이콘의 빈 자리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지수. 더욱이 제작진은 이야기의 연속성을 위해 1편의 그녀가 ‘머리카락 자르고 절로 들어간’ 상황으로 2편을 시작한다. 대중이 뜨겁게 사랑했던 ‘엽기적인 그녀’가 비구니가 됐다니. 충격적이다.


● OPPORTUNITY(기회)…‘차태현은 있네’

차태현은 ‘호감형 배우’로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다. ‘엽기적인 그녀’ 1편이 차태현을 스타덤에 올려놓았다면 이번 2편은 변하지 않은 그의 저력을 재확인하는 기회다. 차태현 역시 “오랜만에 견우를 만나고 견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반가웠다”고 했다.

전지현 대신 빅토리아와 만난 차태현은 11살의 나이차를 가늠할 수 없는 동갑의 신혼부부로 호흡을 과시한다. 동시에 직장 동료로 출연한 배성우와 코미디 호흡도 빼놓기 어렵다. 관객을 웃기는 데 있어 우위를 다투기 어려운 두 배우는 ‘엽기적인 그녀2’에서 처음 만나 서로를 알아봤고, 개봉을 앞둔 또 다른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로 인연을 이었다.


● THREAT(위협)…‘틈새’ 얼마나 될까

흥행에 성공한 1편이 가진 유명세는 그 자체로 프리미엄이지만 반대로 넘어야 할 산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일단 희소성은 크다. 같은 시기 개봉하는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 가볍게 보고 즐기는 데이트무비로 제격이다. 이미 8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이 본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나 무겁고도 묵직한 분위기의 ‘곡성’보다 관객이 접근하기 수월한 영화다. 하지만 그 틈새 공략에 실패한다면 막강한 경쟁작들에 밀릴 수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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