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타고투저’ 시대 저무나

입력 2016-05-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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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고투저 완화를 나타내는 지표들

평균 타율, 2014년 정점 찍고 내림세
경기당 평균 홈런수도 1.79개로 하락
강타자 해외진출·마운드 변화 등 원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이 서서히 완화되는 것일까. 2014년 정점을 찍으면서 최고조에 달한 ‘타고투저’ 그래프가 지난해 꺾이더니 올 시즌엔 더 내려가고 있어 주목된다.

각종 지표로 보는 ‘타고투저’ 완화 현상

우선 기록을 비교해보면 ‘타고투저’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투·타의 가장 기본적인 지표인 타율과 방어율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 2011년 이후 KBO리그의 평균타율은 2011년 0.265에서 2012년 0.258로 낮아진 뒤 2013년 0.268로 오르고, 2014년엔 0.289로 치솟았다. 리그 평균방어율은 팀타율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2011년 4.14이던 수치는 2012년 3.82로 낮아지더니 2013년 다시 4점대(4.32)로 오르고, 2014년엔 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5점대(5.21)까지 치솟았다. 1982∼2015년 KBO리그 평균타율 0.264, 평균방어율 4.11과 비교하면 최근 수년간은 확실히 타고투저의 시대였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 기록들이 완화되고 있다. 리그 평균타율은 2015년 0.280으로 떨어졌고, 올 시즌은 9일까지 0.277로 하락했다. 리그 평균방어율은 2015년 4점대(4.87)로 내려가더니 올해는 4.65를 기록 중이다.


● 홈런과 득점 등도 함께 하락

스카이스포츠 이효봉 해설위원은 “타고의 시대를 가장 잘 체감할 수 있는 홈런의 수치가 떨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2.02개)과 2015년(2.09개) 경기당 평균 홈런수가 2개가 넘었는데, 올 시즌 1.79개로 줄어들었다. 이 위원은 “공인구에 문제는 없었다고 하지만, 작년처럼 도저히 넘어갈 타구가 아니라고 판단한 타구가 홈런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올해 공인구가 단일화되면서 미심쩍은 부분이 많이 해소됐고, 홈런도 줄어들었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당 득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4년 11.24점(576경기 1162점)에서 2015년 10.55점(720경기 1511점)을 기록하더니 올 시즌은 9일까지 10.22점(151경기 277점)으로 내려가고 있다.


타자들의 해외진출과 마운드의 새 얼굴

그렇다면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타자들의 해외 진출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2014시즌 후 강정호(피츠버그), 지난 시즌 후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볼티모어) 등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여기에 외국인 강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지바롯데)는 일본으로 떠났다. 이 위원은 “나간 선수들은 홈런과 타점 생산력이 뛰어난 타자였는데, 올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타자는 김문호(롯데) 등 교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각 구단마다 외국인타자들도 올해는 대체적으로 압도적인 타자가 드물다”고 해석했다.

마운드에서도 타고투저를 완화시키는 요인들이 있다. 외국인투수 중 두산의 마이클 보우덴이 맹활약하고 있고, 넥센의 신재영과 박주현 등 새 얼굴들이 나타나고 있다. 박희수(SK)와 김세현(넥센) 등 지난해에 이렇다할 활약이 없던 마무리투수들도 마운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위원은 “한화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팀들이 마운드가 버티고 있다”면서 “올해는 확실히 최근 몇 년 사이처럼 타자가 투수를 압도한다는 느낌은 적다”고 설명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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