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실패작이라고? ‘B컷의 진실’

입력 2016-05-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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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소녀시대 써니·2AM 조권·가수 이하이(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엘르·슈어·JYP엔터테인먼트·이하이 인스타그램

연예인 화보 B컷 적극 홍보 활용
날 것의 이미지? 사실 보정 거쳐
A컷에 대한 기대감 증폭 효과도

‘B컷임에도’ ‘B컷에서도’ ‘B컷 맞아?’ ‘이게 B컷?’…. 과연 A컷 화보 사진은 어느 정도여서 이처럼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하는 문구가 넘쳐나는 것일까. 과거 사진작가들은 ‘B컷=실패’라는 인식으로 이를 감추고 폐기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드러내놓고 자랑하는 추세다. 스타를 자연스럽게 찍은 ‘날’ 것의 이미지에 대중이 더욱 주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스러움은 때론 덜 다듬어지고 완성도가 낮다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B컷은 정말 실패작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B’라는 표현에 ‘속고’ 있는 셈이다. 알파벳의 두 번째 글자라는 점에서 그동안 작품성에서 저평가를 받았다고 여겨져 왔다. 또 잡지의 경우 배분된 페이지수에 맞춰 사진을 게재하면서 선택 받지 못한 사진일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2010년부터 차츰 분위기가 바뀌었다.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는 B컷 포스터를 공개하고, 갖은 잡지는 직접 B컷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기도 한다. B컷을 통해 지면에 실릴 A컷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판매로 이어가려는 목적이기도 하다. 사진작가들도 이를 환영하는 추세다. 지면에 담을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는 까닭에 작가들은 아쉽게 미처 게재하지 못한 사진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

A컷의 기준이 모호한 점도 있다. 편집자에 따라 선택하는 사진이 달라진다. 과거 최종적으로 사용할 사진을 고르는 포토 디렉터라는 직업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표기만 B컷이지, 그 본래의 의미가 아니기에 모두 가능한 일이다. B컷은 신문과 잡지에 공식적으로 실리지만 않았을 뿐, A컷이라고 부르는 사진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투자해 촬영하고, 공 들여 수정과 보정 등 작업을 마친 작품들이다. 때문에 B컷을 공개할 때에도 각 스타들의 확인 과정을 거친다.

한 잡지사 관계자는 “발간 전에 화제를 모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홈페이지, SNS 등도 자주 활용한다”며 “B컷이라고 부르지만 완성도 면에서 A컷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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