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태현 “‘엽기2’ 반대하던 아내도 영화 보더니 무조건 내편”

입력 2016-05-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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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태현이 2001년 출연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후속편을 15년 만에 내놓았다. 1편의 상대역 전지현에 이어 그가 만난 새로운 연인은 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빅토리아다. 4월 말 영화의 중국 개봉에 맞춰 현지 프로모션에 참여한 차태현은 “중국에서 접한 빅토리아의 인기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15년 만에 ‘엽기적인 그녀2’ 견우로 돌아온 차태현

전작 견우가 차태현 그 자체였다면
이번에는 차태현스럽지 않게 연기


이달 말 ‘신과함께’ 촬영…큰 기대
홍경민과 함께 한 ‘힘내송’ 발표도

안티없는 스타를 단 한 명 뽑아야 한다면 그 자리는 단연 배우 차태현(40)의 차지다.

스타가 유명세를 더할수록 그 인기에 반하는 부정적인 시선을 견뎌야 하지만 차태현은 예외다. 어떤 모습을 보이든 그는 늘 대중이 반기는 스타다.

차태현의 매력은 동료 연예인에게까지 전파돼 있다. 그가 개설한 휴대전화 단체대화방에는 조인성과 송중기 이광수, 김우빈 등 톱스타들이 모여 있다. ‘쓴소리’와 ‘단소리’를 아낌없이 하는 그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끓는다.

“이제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주변 사람들과 상황까지 보인다”는 차태현을 1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감독 조근식·제작 신씨네)의 12일 개봉을 앞두고 만난 자리. 그는 “아직 ‘엽기적인 그녀’를 넘는 대표작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지만 이내 “뛰어넘을 목표가 확실하니, 나에게는 좋은 일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엽기2’를 선택할 때, ‘나이 든 견우를 보고 싶다’고 했다.

(견우는 2001년 차태현이 전지현과 함께 한 ‘엽기적인 그녀’ 속 배역 이름이다. 이번 2편에서도 그는 견우 역을 맡았다.)

“견우는 내 첫 주연 영화의 주인공이다. 1편의 견우는 진짜 차태현 모습 그대로여서 너무 내 멋대로인가 싶었다. 2편을 본 아내가 ‘이번엔 차태현스럽지 않다’고 해줬다.”


-‘엽기2’는 왜 했나.

“(전)지현이와 함께 하지 않으면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했다. 어릴 때는 그저 시나리오만 봤지만 이제는 내 시야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제작사 대표님부터 감독님까지.”


-전지현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럴 이유는 없었다. 지현이의 생각은 굳이 묻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10년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도 변했다. 그리고 지현이는 ‘엽기2’가 아니라 ‘별에서 온 그대’를 했다. 정말 잘 했지.”

차태현은 ‘엽기2’를 마치고 “후회는 없어도 미안함은 있다”고 했다. 그 미안함은 전지현과 1편의 연출자인 곽재용 감독을 향해 있다.

배우 차태현.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엽기2’를 본 아내의 반응은 어떤가.

“그 아이(아내)도 이제 객관성을 잃었다. 예전엔 분석했는데 요즘은 내가 하는 일은 다 좋다고 한다. 사실 ‘엽기2’는 아내도 반대했다. 그래도 영화를 본 뒤 ‘출연하길 잘 했다’고 하더라. 그 말이 참 좋았다.”


-실제로 세 아이의 아빠이지만, 드라마에서는 로맨스의 주인공이다.

“결혼하고 로맨스는 일부러 피했다. 로맨스에 몰입하는 내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땐 가족영화가 눈에 더 들어왔다. 사실 결혼 전에 어떻게든 한 번 잘 해보고 싶어서 여러 작품에 달려들었지만 잘 안되기도 했고.(웃음) 시간이 지나 다시 (로맨스에)관심이 생겼지만 ‘과연 될까’ 싶었다. 작년에 ‘프로듀사’가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곧 김용화 감독의 영화 ‘신과 함께’ 촬영을 시작한다.

“유명한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다. 유명한 사람들이 다르긴 달라. 하하! 대본을 읽고 있으면 빨리 연기하고 싶어진다. ‘신과 함께’는 2부작 시리즈라서 더 끌렸다.”

차태현은 “영화도 드라마도 시리즈에 대한 로망이 있다”며 “평생 미드 ‘프렌즈’ 같은 시리즈만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고백했다.


-영화 ‘과속스캔들’을 함께 한 박보영은 ‘멘토’로 차태현을 자주 얘기한다.

“걔가 친구가 없다보니…. 윤계상도 얼마 전 나를 고마운 사람으로 꼽더라. 다만 계상이가 g.o.d로 활동할 무렵 연기 활동을 고민하길래 ‘네가 메인보컬도 아니고 랩도 못하는데 당연히 연기를 해야지’ 그런 조언 정도는 했다.”


-이광수나 송중기에게 어떤 말을 해주나.

“특별한 건 없다. 광수야, 너 중국에서 한국 올 때 공항에서 기다려주는 사람이 누구냐, 매니저 밖에 없다. 그러니 매니저한테 잘 해야 한다, 그 정도?(웃음) 후배들은 언젠가 인기 거품이 빠질 거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태양의 후예’ 1, 2부를 보고 중기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드라마가 성공하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드라마 끝나고는 ‘(정상에서)내려올 때 천천히, 길게, 마음껏 즐기며 내려오라’고 해줬다. 중요한 문제다. 나도 내려올 때 많이 힘들었으니까. 공황장애부터 온갖 병에 다 걸렸다. 하하!”


-홍경민과 곧 노래를 발표한다는데.

“그룹 이름은 ‘홍차’다. 27일 ‘힘내송’을 발표한다. 사람들에게 힘내라는 내용인데 그 노랫말이 자꾸 나한테 와 닿는다. 노래가 떠서 야구장에서 많이 틀어주면 좋겠다. ‘홍차’ 다음은 ‘국차’다. (김)종국이한테 준비해놓으라고 했다. ‘홍국차’ 콘서트도 해볼까 싶다.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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