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준비하는 NC, 더 무서워진다!

입력 2016-05-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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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준영-구창모-박민석(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페넌트레이스의 팀당 경기수는 144경기다. 7개월간의 대장정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면 호흡조절은 필수다. 사령탑들도 당장 오늘의 승리가 급해도 내일의 승부에 악영향을 미치면 어쩔 수 없이 참는다. 실제 야구계에는 ‘져도 잘 져야한다’는 말이 있다.

NC 김경문 감독도 멀리 보고 팀이 더 단단해지는 내일을 중시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이는 불펜운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김 감독은 개막 직후 얼마 되지 않아 최금강을 2군으로 내렸다. 5일에는 김진성과 임정호까지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이들은 지난해 불펜의 핵심자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진성은 14경기에서 방어율 4.20, 임정호는 12경기에서 방어율 5.06으로 부진했다. 최금강 역시 11경기에서 방어율이 무려 9.00이나 됐다.

사실 이들을 빼고 불펜을 운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4월에는 팀이 5할 승률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들 대신 박준영, 구창모, 박민석 등 새로운 인물들을 적극 기용하면서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최)금강이가 많이 던졌다. (김)진성이, (임)정호가 중간에서 역할을 잘 해줬는데, 그러다보니 투구수가 많아졌다”며 “올 시즌 초반 안 좋은 모습을 보여서 감독으로서 미안한 맘이 들더라. 일찌감치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2군으로 내려 보냈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최금강은 1군으로 복귀한 뒤 원래의 위력을 되찾았다. 8일 마산 LG전에서 2이닝 무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고,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비록 팀은 졌지만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여기에 김진성과 임정호가 돌아오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원종현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어 더 막강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물론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박준영, 구창모, 박민석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김 감독은 “연차가 있는 투수도 만루 상황에서 몸쪽 공을 던지기 쉽지 않은데 (박)준영이는 몸쪽 사인에 스트라이크를 넣었다”며 “(구)창모도 추격조로 분류됐지만 묵묵히 자기 공을 던지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박)민석이와 같은 새로운 전력도 발견해 기분이 좋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4월의 3연패보다 6월의 3연패는 무게감이 다르다. 야구는 불펜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이 와서 역할을 해주면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NC는 5월 들어 우승후보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체가 아니다. 준비하고 있는 전력이 복귀하면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래서 더 무섭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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