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최동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전북 최동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의 스쿼드는 차고 넘친다. 베테랑들이 중용되는 팀 특유의 기조에 매 시즌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기 때문에 영건들의 생존확률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전북을 ‘신예들의 무덤’이라 부르는 까닭이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될성부른 떡잎들도 꾸준히 등장한다. 올 시즌 전북은 K리그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무게를 싣고 있다. FA컵은 아직 전북에서 빛을 발하지 못한 이들에게 매우 소중한 무대다. 전북은 1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챌린지(2부리그) FC안양과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4라운드(32강)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17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1차전을 앞둔 전북은 예고대로 젊은 피들을 대거 투입했다. 특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는 오른쪽 풀백 최동근(21).

같은 포지션에는 최철순, 김창수가 있지만 최강희 감독은 그동안 눈길을 주지 못한 최동근을 투입했다. 올해 자유계약으로 녹색 유니폼을 입은 그는 동계전지훈련에도 불참했고, 최근 대기명단조차 포함된 기억이 없다. 그러나 불평 없이 묵묵히 준비하며 언젠가 찾아올 때를 기다렸다.

노력은 달콤한 결실로 돌아왔다. 스코어 1-1로 팽팽한 후반 15분 결승골을 뽑았다. 프로 데뷔전에서 터트린 데뷔골. 수비도 안정적이고,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활력을 불어넣어 전북 벤치를 흐뭇하게 했다. 전북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헐거운 뒷문인데, 선택 옵션이 늘었다. 최동근은 “열심히 준비했다. 죽기 살기로 도전한다는 마음이다.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