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투 트랙 전략 ‘16명 호주 원정대’

입력 2016-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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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ACL 16강전 위해 멜버른까지 17시간 이동
최소 규모로 꾸려 K리그 전력누수 방지


“추리고 또 추렸죠.”

전북현대는 17일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1-1 무)을 치렀다. 2014년 이 대회 조별리그에서 2차례(홈&원정) 맞붙은 것을 비롯해 통산 3번째 대결이었다.

이번 원정에서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전북의 선택이었다. 전북은 역대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꾸려 멜버른으로 향했다. 16명이 원정에 나섰다. 올해 초 AFC에 등록한 대회 엔트리가 30명이었음을 고려하면 절반을 살짝 넘는 수준이다. 이때 등록한 인원으로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소화해야 한다. 엔트리 교체는 8강전을 앞둔 8월 1차례 가능하다.

전북 구단 관계자가 ‘최정예 특수부대’로 표현한 녹색전사들은 14일 홍콩을 경유해 멜버른에 도착했다. 경유지 대기시간을 포함해 순수 이동시간만 17시간에 달한 지루하고 긴 원정길에는 이동국, 레오나르도, 로페즈, 이재성, 김보경, 최철순, 임종은 등이 동참했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마리 토끼몰이를 하고 있다. 선수단 이원화와 투 트랙 활용은 당연하고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동거리가 짧은 중국, 일본, 동남아와 달리 호주 원정은 K리그 팀들에 ‘기피 1호’다. 시드니처럼 직항편을 구하기 쉬운 곳은 괜찮지만, 멜버른은 제3지역 경유가 불가피해 훨씬 골치가 아프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멜버른 원정에 앞서 “경험은 변수가 될 수 없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준비상태가 가장 중요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못한 이유다.

4일 안방에서 벌어진 장쑤 쑤닝(중국)과의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이 끝나고 16강 상대가 멜버른으로 결정되자, 최 감독은 15~16명 최정예로 호주 원정을 소화하기로 마음먹었다. 교체카드 3장, 예비 골키퍼 1명 정도만을 고려한 최소 인원이었다. 11일 FC안양과의 FA컵 32강 원정경기에 앞서 엔트리를 정리했다. 김신욱, 고무열, 루이스, 이종호, 서상민, 김창수, 김형일 등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 남은 국내 잔류군이 21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원정경기를 책임진다. 자연스레 이번 호주 원정 멤버들이 24일 전주에서 치러질 멜버른과의 2차전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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