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안방극장 남녀주인공 ‘띠동갑은 기본’…왜?

입력 2016-05-31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빠? 삼촌?’ 띠동갑 차이 나는 남녀주인공들이 잇따르고 있다. 드라마 제작환경이 바뀐 탓이다.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강소라-MBC ‘옥중화’의 고수·진세연-SBS ‘미녀 공심이’의 민아·남궁민-‘딴따라’의 지성·혜리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아닷컴DB

걸그룹 출신 연기자들 늘어가는데
연기·흥행 보장 20대 남배우 한정
경험 많은 남자 연기자 ‘대안으로’

‘적게는 열 살, 많게는 스물두 살까지.’

현재 안방극장의 많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녀주인공들의 실제 나이 격차다. 한두 살 차이의 또래 연기자들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고, 기본 띠동갑 이상인 ‘삼촌·조카뻘’ 커플이 급증하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48)과 강소라(26),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의 고수(38)와 진세연(22),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의 남궁민(38)과 민아(23), 수목드라마 ‘딴따라’의 지성(39)과 혜리(22) 등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서도 이서진(45)과 유이(28), KBS 2TV ‘태양의 후예’의 진구(36)와 김지원(24)도 각각 17살, 12살 차이가 났다.

이 같은 현상은 하반기 방송 예정인 드라마에도 이어진다.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이자 11월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도깨비’(가제)의 공유(36)와 김고은(24), SBS ‘보보경심:려’ 속 이준기(34)와 아이유(23) 커플이 그렇다. 최근 2∼3년간 연상연하 커플이 주를 이뤘던 것과 비교해도 확연히 달라진 현상이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연기력과 흥행이 보장된 20대 남자 연기자들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딴따라’ 제작사인 웰메이드 예당의 한 관계자는 30일 “외주제작이 활성화하고 중국 등 해외에서 한국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20대 한류스타의 출연 여부가 중요해졌다”면서 “하지만 해외에서 인기 높은 스타는 한정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도 대부분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제작진으로서는 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인지도 높은 걸그룹 출신의 연기자들이 안방극장에 대거 진출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걸그룹 출신 연기자들이 대부분 연습생 시절부터 연기를 함께 배운다고 해도 연기만 해온 또래 전문 연기자들과는 연기력 면에서 일정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제작진은 이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드라마 전반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갈 연기자를 찾게 되는 것이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는 “남녀주인공들의 실제 나이차가 많이 난다고 해도 드라마를 통해 비치는 모습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대부분 경험 많은 남자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탄탄하게 극중 관계를 받쳐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