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아재, 바로 아재②] 김구라·오달수…대중문화 주도하는 ‘아재 파워’

입력 2016-06-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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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구라-배우 오달수(오른쪽). 동아닷컴DB

■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아재들


아재 스타의 활약·삼촌 팬 열풍
콘텐츠 공급자로서 수용자로서
대중문화 영향력 확대 ‘새 바람’

‘아재’는 이미 대중문화를 이끄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새로운 유행을 이끌고 이를 다시 흡수하는 대중문화계가 최근 주목하는 단어가 바로 아재다. 나이든 남자를 뜻하는 ‘아저씨’의 또 다른 표현인 아재가 뜻밖에도 10∼20대가 더 열광하는 대중문화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자신이 아재인 중년의 남성, 한 발 떨어져 그런 아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세대의 시선이 빚어내는 재미도 상당하다. 아재는 단순히 유행어로만 그치지 않는다. 콘텐츠를 창조하는 ‘공급자’로서, 한편으로 이를 적극 받아들여 새로운 바람을 만드는 ‘수용자’로서 대중문화를 주도한다.

먼저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아재 스타의 활약은 예능프로그램은 물론 영화, 드라마까지 전방위적이다. ‘막말하는 아재’ 김구라는 무려 8개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고, 신동엽은 ‘야한 농담 즐겨하는 아재’의 이미지로 인기다. 대중의 선호가 없다면 불가능한 활동상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푸근한 아재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킨다.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영화 흥행을 결정짓는 ‘아재 배우’가 주목받는 가운데 그 중심에 오달수와 성동일이 있다. 친근한 분위기의 명품 조연으로 출발한 이들은 관객과 신뢰를 쌓아 이제는 영화 주연으로 도약했다. 16일 개봉하는 성동일 주연의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는 김명민, 김상호, 박혁권이 주요 출연진을 이룬 덕에 ‘아재 어벤져스’라는 단어로 작품을 알리고 있다. 이에 김명민은 “아재라는 단어가 기분 좋은 듯하면서도 묘하게 다가온다”고 했다.

드라마는 아재의 이야기를 극의 한 축으로 다뤄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의 이성민과 ‘시그널’의 조진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함께 출연한 청춘스타보다 여성 시청자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았고, 그 인기를 증명하듯 최근 한 고급 세단의 광고 모델로도 발탁됐다. ‘아재 CF스타’의 탄생이다.

대중문화계에서 일어나는 아재 열풍은 꼭 스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문화수용자로서 아재 팬이 관련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미 지나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연일 등장하는 걸그룹 탄생의 배경으로도 ‘삼촌 팬’으로 불리는 아재들이 지목되고 있다. 30∼40대인 이들은 높은 구매력과 결집력으로 걸그룹의 인기를 견인한다. 2년 전 그룹 EXID의 공연 영상을 촬영해 이들을 스타덤에 올린 인물이 40대 남성 팬이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그룹 걸스데이의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30∼40대 아재 팬은 별도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응원 도구나 의상을 따로 맞춰 힘을 과시한다”며 “걸그룹이 인기를 얻는 과정에서 아재 팬의 경제력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때가 많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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