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에게, 류현진의 향기가…

입력 2016-06-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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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신재영이 22일 고척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0승에 도달했다. 팀 동료들이 승리 직후 신재영에게 물세례를 퍼부으며 격한 축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군 데뷔 첫해 선발 10승, 류현진 이후 10년만…한국프로야구에 단비

삼성전 7이닝 6K 무실점 완벽투
두산 니퍼트와 다승 공동 선두로
류현진 1군 첫해 18승 추월 모드


무려 10년 만에 KBO리그 1군 무대 데뷔 첫 시즌 선발 10승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대형 투수 탄생이 눈에 띄게 줄어든 한국프로야구에 단비 같은 반가운 기록이다.

넥센 신재영(27·사진)은 22일 고척 스카이돔 삼성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10승(2패) 고지에 올라섰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다승 공동 1위가 된 신재영은 2006년 류현진(LA 다저스·당시 한화), 장원삼(삼성·당시 현대)이후 10년 만에 1군 데뷔시즌 선발 10승을 달성했다.

신재영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2년 프로에 데뷔해 순수 신인은 아니지만 1군 데뷔는 올해가 처음이어서 신인왕 후보 자격을 갖고 있다.

2006년 순수 신인이던 류현진과 장원삼은 각각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곧장 1군에 데뷔했다. 류현진이 18승6패를 기록하며 슈퍼투수 탄생을 알렸고, 장원삼은 12승 10패를 기록했다. 그 해 함께 프로에 데뷔한 한기주(KIA)도 10승11패를 기록했지만 7승이 구원승이었다.

신재영은 이날 리그 최고의 변화구로 꼽히는 슬라이더와 정확한 제구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안타와 홈런 치는 것보다 볼넷 고르기가 더 어려운 투수’라는 리그 타자들 평가 그대로 이날 역시 강력한 직구만큼 위력적인 날카로운 제구가 돋보였다. 7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져 3안타 1볼넷으로 막았고 삼진은 6개를 잡았다. 신재영은 이날까지 86.1이닝 동안 단 7개의 볼넷만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에서 신재영을 상대로 볼넷을 고른 것은 6회 이승엽 뿐이었다.

넥센 신재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미 신인왕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신재영은 다승 1위 경쟁도 하고 있다. 현재 20승도 가능한 속도다. 역대 1군 데뷔 시즌 최다승은 1986년 김건우(MBC)와 2006년 류현진의 18승이다. 김건우는 15승이 선발승, 류현진은 18승 모두가 선발 승리였다. 1989년 19승을 올리고 신인왕에 오른 박정현(당시 태평양)은 1988년 1군에서 6경기를 등판해 1군 데뷔시즌에서는 제외된다. 류제국(LG)도 KBO리그 첫 해인 2013년 12승을 올렸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데뷔 후 한국으로 돌아온 경우였다.

신재영의 이날 10승은 넥센 구단에도 큰 의미가 있었다. 넥센은 2009년 이현승(현 두산)이후 토종 선발 10승이 없었다. 염경엽 감독이 취임 때부터 자주 강조했던 “꼭 토종 10승 선발투수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지킨 셈이다.

신재영은 “9승을 할 때까지는 조금 무덤덤했는데 10승을 하니 가슴이 벅차다. 포수 박동원의 리드와 야수들의 좋은 수비 덕분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마운드에 서기 전에 긴장이 많이 되어 동료들에게 말을 했더니 편안하게 하라고 격려를 해줬다. 10승을 올리면서 전체 선수들에게 무척 고맙고, 특히 배터리를 이루고 있는 박동원에게 감사하다. 오늘 경기가 올 한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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