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정춘호 “우수급 승급 비결, 아내의 닭백숙”

입력 2016-07-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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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왕중왕전 광명선발급에서 우승해 우수급으로 특별승급한 정춘호. 아내 손윤정 씨의 요리솜씨가 발휘된 닭백숙과 닭볶음탕을 먹고 체력을 보충한다는 정춘호에게 딸과 아들은 큰 힘이 되는 존재다. 모처럼 가족나들이를 한 정춘호. 사진제공|정춘호

왕중왕전 선발급 우승 등 6연속 입상
“자전거는 내게 아직 오르지 못한 산
근력·스피드 키워 우수급 생존할 것”


정춘호(38·덕산중∼동대전고∼세종대∼경기은행)는 6월26일 벌어진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왕중왕전 광명선발급 결승에서 추입을 통해 우승을 차지했다. 6연속 입상 덕분에 특별승급을 통해 우수급 복귀에도 성공했다. 이미 발표된 하반기 등급변경에서 승급이 예정됐던 터다.

정춘호는 2002년 경륜훈련원 9기 60명 가운데 3위로 졸업했다. 15년 차다. 2005년 경남일보배와 2007년 스포츠조선배 우수급 우승, 2012년 스포츠서울배 우수급 3위, 2012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우수급 준우승의 경험이 있다. 이런 활약 덕분에 9년 연속 연말 그랑프리 대회에도 초대 받았다. 데뷔 초 우수에서 시작을 했고 이듬해부터 특선에서 활동을 했으나 2013년부터 우수 붙박이였으나 생애 첫 선발 강급 이후 우수로 복귀했다.


-왕중왕전 선발급 우승을 축하한다. 소감은.

“생애 첫 선발급 강급 이후 고생이 많았다. 15년 선수생활 가운데 5월7일 창원에서 처음으로 실격까지 받았다. 지난해 낙차 사고 이후 골반에 물이 차면서 2개월 동안 재활훈련을 했다. 서서히 몸 상태를 회복하면서 등판(오르막)훈련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큰 대회라 할 수 있는 왕중왕전 우승을 통한 승급이라 감회가 남달랐다.”


-다시 익숙한 우수급으로 복귀했는데 전략과 준비는.

“최근 강급자와 기존 우수급 강자들이 함께 편성되면서 쉽지 않겠지만 머리급 선수 주위에 위치하는 전략으로 경주 운영의 묘를 발휘하며 입상권 진입을 노리겠다. 금,토요일에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보다는 강자들이 빠진 일요일에 더 욕심낼 생각이다. 주 1∼2회 팀훈련을 제외하면 개인훈련이 주를 이루는데 근력과 스피드 보강훈련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


-자전거와의 인연이 궁금하다.

“초등학교 때 수영선수였다. 졸업 무렵 또래 보다 키가 커서 중학교 농구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는데 덕산중학교 사이클부를 택했다. 공무원이신 아버지의 반대를 걱정해 어머니에게만 알리고 몰래 운동했다.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나서 아버지께 알렸다. 고교 진학 때 동대전고과 양양고의 러브콜을 받았는데 교장선생님까지 오셔서 성의를 보인 동대전고를 택했다. 주니어 국가대표 발탁과 함께 러시아대회를 앞두고 쇄골골절로 자전거 인생에 위기가 있었다. 이를 극복해 현재 경륜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본인에게 자전거란?

“‘오르지 못한 산’이다. 수많은 입상과 직업으로 선택했던 자전거였는데 아직도 오르지 못한 거대한 산인 것 같다. ”


-경륜선수로서 적지 않은 수많은 경험을 했는데 기억에 남는 경주는.

“2005년 경남일보배 우수급 결승(10월9일)이다. 예선 3착, 준결승 2착, 결승 우승을 통해 차례대로 밟고 올라온 과정 속에 겸손과 흔들리지 않은 경주운영을 알게 된 계기였다.”


-선수로서 자신의 장단점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장점은 스타트가 빠른 순발력이다. 타깃 선수를 쫓는데 유리하고 편하다. 단점은 선행이다. 그렇다고 선행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15∼20% 부족한데 이 점만 보완된다면 날개를 다는 것과 같은데 그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


-남들이 하지 않는 나만의 특별한 훈련노하우, 일종의 영업비밀을 공개할 수 있나.

“꾸준함이다. 500m 인터벌을 하루 5개 정도 하고 있다. 등판훈련을 통한 근력보강, 내리막훈련을 통한 스피드 보강, 간간이 오토바이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웨이트는 가족과 저녁식사 후 아파트 내 있는 헬스장을 매일 찾는다.”


-선수는 잘 먹어야 한다고 들었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은.

“닭고기다. 주 2회 아내의 요리솜씨가 발휘된 닭백숙, 볶음탕을 먹고 있다. 이모께서 양계장을 하셨기에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닭고기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현재도 물리지 않고 좋아하고 있다.”


-가족 관계와 러브스토리도 팬들이 궁금해 할 것 같다.

“아내(손윤정·35)와 사이에 딸(12), 아들(10)이 있다. 아내는 9기 경륜훈련원 졸업 후 동기생(이진우·9기, 은퇴) 결혼식 피로연에서 만났다. 매일 아침 좋은 글을 핸드폰 문자로 보냈을 정도로 사랑했다. 교제 1년 6개월 만에 2004년 3월1일 결혼했다. 힘든 경기와 훈련을 반복하는 남편을 위해 편하게 해준다. 그래서 고맙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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