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는 일본에 끌려가 평생 조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역사가 잊고 나라가 감췄던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공개된 보도스틸 중에서도 특히 눈빛만으로도 ‘덕혜옹주’의 굴곡진 삶을 고스란히 표현해 낸 손예진의 절절한 연기가 압도적이다. 바닷가에서 금방이라도 울부짖을 것 같은 애처로운 표정으로 돌아보는 모습부터 단아한 양장 차림에 무엇인가를 결심한 듯한 모습, 그리고 태극기를 손에 들고 극중 어린 딸과 함께 수많은 인파 속 불안한 모습까지, 오랫동안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그녀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
그리고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의 박해일 또한 대체 불가능한 카리스마를 단 몇 컷의 스틸만으로 모두 보여준다. 제복을 입은 모습으로 날카로운 듯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 하다가, 극중 숙부이자 독립운동가들의 리더 ‘김황진’과 함께 무언가를 펼쳐두고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영화 속에서 그가 보여줄 진짜 모습에 대해 궁금증과 기대를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
이외에도 기모노 차림으로 궁을 나서는 어린 ‘덕혜’를 연기한 김소현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바닥에 엎드린 채 이를 슬퍼하는 궁녀들을 뒤로하고 애써 담담하게 걸어가는 ‘덕혜’의 모습으로 처연함을 자아내는 것. 또한 이러한 ‘덕혜옹주’를 누구보다 아꼈던 아버지였지만, 한 나라의 군주이기에 많은 것을 감내해야 했던 ‘고종황제’의 복합적인 면모는 특별출연 임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인 백윤식에 의해 완벽하게 그려진다.
뿐만 아니라 ‘김황진’ 역의 안내상을 비롯해 한인애국단원 ‘김봉국’ 역의 김대명까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무언가를 도모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와 함께 ‘덕혜옹주’가 재일동포 자녀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는 장면에서는 따뜻한 감동까지 예감케 한다. 이처럼 찰나의 순간만으로도 영화 속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덕혜옹주’는 올 여름 극장가를 묵직한 울림으로 물들일 것이다.
단 10종의 보도스틸만으로도 울림 가득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들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영화 ‘덕혜옹주’는 오는 8월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