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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 개막을 5개월여 앞둔 2014년 1월, 스포츠동아는 한국대표팀의 대회 조별리그 경기가 벌어질 지역을 미리 방문했다. 그런데 탐방은 충격으로 끝났다. 러시아와의 1차전 장소인 아마존 남부도시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가 단연 최악이었다. 많은 공사인부들이 안전사고로 죽고 화재가 나기도 했다는 소식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철골 구조물만 갓 세운 채 황급히 콘크리트 벽을 바르는 모습에서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의문이 들었다. 배수시설도 없어 쏟아지는 뇌우에 뻘건 흙탕물이 콸콸 쏟아졌다.
그럼에도 공사 책임자들의 표정은 평온했다. 밑도 끝도 없이 “잘 되고 있다”란 말만 되풀이했다. 공사는 대회 개막 직전에야 끝났는데, 현장에서 다시 살핀 결과 경기장 곳곳에 쓰다 남은 철골과 페인트 등 각종 오물이 늘어져 있는가 하면 벽면에선 누수의 흔적이 발견됐다.
그나마 브라질 경제가 나름 괜찮던 시절의 일이었다. 2년 만에 다시 브라질은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개최한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는 듯하다. 오히려 심각하다. 축구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이 리우 지역의 4개 거점(바하·데오도로·마라카나·코파카바나)에서 펼쳐지는데, 상당수 경기장의 공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완공됐어야 할 테니스장, 승마장, 벨로드롬 등이 특히 말썽이다. 당연히 해당 종목은 테스트 이벤트(프레올림픽) 없이 개막을 맞는다. 리우 시의 재정이 바닥난 결과다. 거듭된 공사 연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우려를 표명했지만, 기다림 외의 답은 없었다.
물론 국제대회는 경기장만 있다고 제대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 교통, 숙소 등 인프라도 필수다. 그러나 지하철노선 연장공사는 이미 중단됐다. 기존 노선마저 올림픽 기간 동안 제대로 운영될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임금체불로 교통 관련 건설근로자들이 대규모 파업을 준비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206개국에서 1만500여 명의 선수단이 출전하고, 최대 100만여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 리우올림픽이 무사히 치러질지 의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