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남은 건 스피드와 고독한 싸움

입력 2016-07-1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A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류현진(29·LA 다저스)이 돌아왔다. ‘괴물’이라 불리던 예전 모습은 아니었다. 이제 스피드와의 고독한 싸움이 남았다.

어깨 수술 이후 긴 재활의 터널을 벗어난 류현진은 640일만의 복귀전이던 8일 샌디에이고와 홈경기에서 4.2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점점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말처럼, 앞으로 나아질 일만 남았다.

어깨는 야구선수에게 가장 재기가 어려운 수술 부위다. 정도가 경미할 지라도 칼을 대는 것 자체가 선수생명에 지장을 줄만한 ‘큰 일’이다. 로버츠 감독도 류현진의 복귀전 이후 “어깨 수술을 받았기에 등판 이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고, 다행히 류현진은 큰 문제없이 이틀간 팀 훈련을 소화했다.

언제 어디서 통증이 재발할지 모르지만, 몸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보면 이제 남은 과제는 ‘스피드’다. 4회까지 투구수는 69개, 이때만 해도 90마일 전후의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70개를 넘긴 5회 들어 급격한 구속 저하를 겪었다. 직구 구속이 안 나오자 변화구 비율을 늘렸지만 통할 리 없었다. 마지막 타자 알렉스 디커슨을 상대할 땐 85마일(137km)까지 스피드가 떨어졌다. 1회 슬라이더보다 느렸다. 마지막으로 던진 5개의 직구 스피드는 87, 88, 87, 85, 89마일.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그를 둘러싼 회의적인 시선을 더욱 깊어지게 했다’, ‘한계에 부딪혔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도 스피드 논쟁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상대로 직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의 장점이던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무용지물이다. 스트레스가 계속될 만한 상황이지만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