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나믹 듀오 최자-프라이머리(오른쪽). 사진제공|아메바컬쳐
“이름 숨기자 100위 진입도 어려워
신인들은 얼마나 어려울지 깨달았다”
“이렇게 또 세상을 배웁니다.”
최자(다이나믹듀오·사진 왼쪽)와 프라이머리. 이름만으로 음악차트에서 클릭을 유도하는 힘을 가진 힙합계 강자들이다. 두 사람이 협업한다면 그 상승효과는 명약관화. 하지만 두 사람은 ‘참사’를 빚고 말았다. 자신들의 이름은 숨긴 채 프로젝트 듀오 ‘하비’의 이름만 앞세워 6월30일 ‘몸만 와’ ‘달라’ 두 곡을 발표했지만, 국내 어느 차트에서도 100위권에 들지 못했다. 흥겨운 디스코 사운드에 래퍼 최자가 노래해 신선함을 주고, 심지어 ‘음원강자’ 크러쉬, 가인이 각각 피처링했지만 무반응이었다. 이들이 신곡으로 차트에 진입하지 못한 건 처음이다.
최자와 프라이머리는 이전 스타일과는 다르게, 즉흥적으로, 취미를 즐기듯 해보자는 취지로 ‘하비’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에 따라 인지도를 앞세운 프로모션, 음악 외적인 가십 등 홍보도 하지 않았다. 결국 대중의 무관심 속에 하비는 아무런 흔적도 못 남기고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뒤늦게나마 취미도 대중의 호응이 있어야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달 초 ‘X망했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리는 등 갑작스레 홍보를 시작했지만, 무관심을 뛰어넘지 못했다.
12일 전화로 만난 최자는 “음악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사람들이 음악이 나왔다는 사실조차 모르니까, ‘아,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을 알리고, 브랜드를 얻는 게 얼마나 힘들고, 또 이름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음악시장의 엄혹함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했다.
이어 “기성 가수들은 어찌됐든 들어주는 팬들이 있어서 계속해서 곡을 내게 되는데, 신인들은 들려줄 창구도 없고, 앨범을 잘 만들어도 유명하지 않으면 들려줄 기회가 없는 것 아니냐. 큰 기획사의 신인이 아니면 생존하기 힘든 현실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자는 그렇게 대중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신인들이 얼마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꿈을 위해 노력하는지 느끼게 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음원강자가 하루아침에 ‘무명 신인’이 되면서 초심을 돌아보게 한 건 그가 얻은 또 다른 교훈이다.
“이젠 ‘즐기면서 하자’는, 편안한 마음이다. 완전 망해보니 이제 더 망할 수 없다. 이제부터 내딛는 한걸음이 곧 성장이다. 새로운 옷을 입게 됐다. 음악을 대하는 마음도 리셋된 것 같다. 긴 안목으로 하비는 계속, 재미있게 할 것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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